-싸움도 자연스러운 성장과정
-지나친 몸싸움으로 번질 땐 기선 제압해야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고 싸우는 아이들을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마련이다. 아이들의 싸움을 현명하게 중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싸울 때 잘못을 캐묻는 ‘검사’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의 ‘판사’ 역할을 자처한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아이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고 무엇을 도와줄지 먼저 이유와 원인을 알아주고 들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두 아이를 함께 놓고 이야기하기보다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성급하게 아이를 꾸짖거나 가르치려 들기 전에 아이 감정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부모교육학자인 임영주 신구대 유아교육과 교수(부모교육연구소 대표)는 “부모가 자녀의 싸움에 있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위험하다”며 “자녀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주고 다툼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형제간의 싸움은 몸싸움으로 번지기 쉬운데, 몸싸움이 과격해질 경우 부모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이럴 때는 “실내에서는 안 되겠다. 나가자. 엄마가 심판 봐 줄게”와 같은 말로 상황(싸움)을 종료시키면서 자녀들과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이는 두 가지의 효과가 있다. 먼저 몸싸움을 일시 중지시키는 효과와 이후 아이들로 하여금 싸움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효과다.
임 교수는 “자매는 ‘말싸움’, 형제는 ‘몸싸움’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다. 하지만 몸싸움이 과격하면 ‘멈춰!’와 같은 크고 분명한 명령어, 강력한 어조로 기선을 제압하며 아이를 떼어놓아야 한다”며 “이후 자녀에게 훈육을 할 때 ‘누가 먼저 그랬어?’, ‘도대체 왜 그러니?’,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등과 같은 힐난, 책임 전가를 유도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아이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고 무엇을 도와줄지 먼저 이유와 원인을 알아주고 들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판사가 아니라 두 아이의 말에 모두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주는 ‘따뜻한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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