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이 결핍되어 한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과잉행동 증상을 보이는 질환.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산만한 행동을 자주 보인다. 이는 소아 청소년기 아이들 중 5~10%의 아이들이 겪는 행동장애, 바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다.
ADHD는 매스컴을 통해 활발하게 소개되어온 질환이다. 매스컴을 통해서 공개된 ADHD는 산만한 아이의 모습, 난폭하고 제어하기 힘든 증상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보기에 주의가 산만한 아이, 교우관계에서 난폭함 및 자기 제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소아 청소년기에 발생한 ADHD 중 무려 50% 이상이 성인기까지 ADHD증상을 겪는 것을 미뤄보아, 이렇게 아이의 증상에 대한 조기대응을 하는 가정이 늘어난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소리 없이 찾아오는 ADHD, 조용한 ADHD에 관한 관심이다.
◆조용한 ADHD가 더 무섭다
ADHD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다. 산만하고 난폭한 성향을 보이는 과잉행동?충동형, 그리고 주의력이 결핍되어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 부주의형, 이 두 가지 유형의 증상을 모두 보이는 혼합형이 있다. 우리가 흔히 인지하는 눈에 띄게 산만하고 난폭한 아이들이 바로 첫 번째 유형이며, 비교적 이상 증세를 발견하기가 쉬워 조기치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문제는 바로 두 번째 유형인 부주의형이다. 이는 일명 조용한 ADHD라고 불리는데 확연하게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상당수가 방치되고 있다.
ADHD특화클리닉으로 잘 알려진 김봉수 김봉수학습클리닉 원장은 “조용한 ADHD는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 및 충동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주의력이 상당히 떨어져 공부나 업무는 물론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학습이나 일을 할 때 딴 생각을 많이 하고 멍할 때가 자주 있거나, 학습이나 일의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을 자학하고 우울증 등 정서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과 대화를 할 때에도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지 못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행동이 산만하지 않더라도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서 상담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인생에서 전반적으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ADHD, 부모의 관심으로 조금 더 빨리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사회생활 및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아이 ADHD 알아보려면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제시한 조용한 ADHD 체크리스트를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래 8가지 항목 중 6개 이상이 해당되면 조용한 ADHD일 가능성이 높다.
①학습을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할 때 부주의해서 실수를 자주 한다.
②과제나 놀이를 할 때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③자주 말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것 같다.
④과제나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다.
⑤지속적으로 정신을 쏟아야 하는 일을 피하거나 싫어한다.
⑥과제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⑦외부자극에 쉽게 주의가 흐트러진다.
⑨일상적인 활동을 자주 잊어버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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