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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빠른 연생 "軍입대·취업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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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해마다 급증

軍입대 친구보다 1년 늦어
대학졸업·취업계획 차질
고졸취업도 나이제한 걸려



[ 김주완 기자 ] 2년제 전문대학 재학생인 주모씨는 요즘 군입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2학년이 되는 그에게 평소 생각지도 않은 ‘복병’이 나타난 탓이다. 주씨는 대학 친구들처럼 올해 입대해 제대 후 학교를 다니며 취업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문제는 그가 ‘빠른 연생’이라는 점이다. 1995년 1월생인 그는 만 6세에 또래 친구보다 한 살 일찍 학교생활을 시작한 탓에 올해 만 19세다. 현역 일반병은 만 20세부터 입대할 수 있어 주씨는 대학 친구들과 달리 내년에나 입대가 가능하다. 그는 만 18세부터 입대할 수 있는 기술행정병에도 지원했지만 다섯 차례 떨어졌다. 정부가 생년월일이 빠른 지원자를 우대해 선발하고 있어서다.

○계속 늘어나는 민원

생일이 1, 2월인 이른바 ‘빠른 연생’이 또래 친구들에 비해 각종 차별을 받는다며 정부에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건수가 늘고 있다. 주씨처럼 군입대, 취업 등 중요한 인생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들어온 ‘연생 민원’은 2010년 80건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318건으로 증가했다. 민원 유형별로는 군입대 관련 불만이 519건(59.3%)으로 가장 많았다. 술집 등 청소년유해업소 출입제한 불만(33.8%), 교통요금 할인 대상 불만(4.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군 문제의 경우 나이 제한으로 친구들보다 입대가 1년 늦다는 불만이 주류를 이뤘다. 기술행정병은 선발 과정에서 자격면허 점수, 신체등위 점수 등이 동점이면 생년월일이 빠른 순으로 뽑는다. 국민신문고에 들어온 민원 중에는 빠른 1994년생이 기술행정병에 지원했다가 아홉 차례 떨어졌다는 사례도 있다.

김용무 병무청 현역입영과장은 “빠른 연생들의 군입대 문제 민원이 늘어나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다른 대기자도 워낙 많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취업에도 발목

취업 제한도 빠른 연생들에게는 불만 대상이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민원이 많다. 고졸자를 뽑는 일부 기업이 빠른 연생이 아닌 ‘통상적인 고교 졸업자’에 맞춰 입사지원 자격 나이를 정하기 때문이다. 빠른 연생들은 입사 지원 자체가 1년 늦어져 취업 시점도 1년 늦을 수밖에 없다.

산업기능요원 선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 산업기능요원을 모두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졸업생 또는 졸업예정자로 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1995년생부터 뽑기로 해 ‘빠른 1996년생’ 졸업예정자는 지원이 불가능하다. 한 특성화고 학생은 “아무리 자격증을 많이 보유해도 빠른 연생들은 동기생과 같은 시기에 취업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정부가 고졸 취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빠른 연생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고 울먹였다.

빠른 연생들은 해방 이후 정부가 취학 기준 생일을 3월1일로 정하면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1981년 3월1일생~1982년 3월1일생이 취학 기준에 해당하면 1982년 1, 2월생이 빠른 연생이다. 이들의 초등학교 입학은 또래들보다 한 살 빨랐다. 조기 입학 규정이 2009년 폐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연생들의 불만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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