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ELS 수익률
2013년대비 1~2%P 하락
좁은 박스권서 수익 못내
…
ELS 투자자들 이탈 우려
[ 송형석 기자 ]
얼마 전 집을 팔아 여유자금이 생긴 이미정 씨는 투자처로 점찍어 뒀던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의 수익률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1년여 전과 비교해 수익률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고 판단, 롱쇼트펀드 등 대안 재테크 상품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고 나면 떨어지는 ELS 수익률
26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지수형 ELS 상품 수익률이 1년여 사이 1~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ELS 발행 순위 1위 KDB대우증권이 내놓은 코스피200, 미국 S&P500, 홍콩 HSCEI 등 3개 지수 상품 수익률은 1년 새 1.7%포인트 하락했다. 3년 만기에 조기상환 구조가 같은 스텝다운형 상품(6개월마다 지수 수준이 계약 시점의 95%-95%-90%-90%-85%-85% 이상이면 상환) 중 녹인 배리어(손실구간)가 ‘계약 시점 지수의 55%’로 동일했을 경우를 비교한 결과다. 지난해 1월 이 증권사가 내놓은 ELS 8723호 수익률은 연 10%였지만 이달 내놓은 같은 조건의 상품 10668호 수익률은 연 8.3%에 불과했다.
업계 2위 우리투자증권의 상품들도 이율이 낮아졌다. KDB대우증권과 같은 조건의 지난해 1월 상품(6933호)은 수익률이 연 10.7%였으나 이달 출시된 같은 조건의 8436호 수익률은 연 9%에 그쳤다.
조기상환 조건이 같고 녹인 배리어만 50%로 낮춘 상품들은 수익률이 더 떨어졌다. 지난해 1월 6916호는 수익률은 연 9.4%였지만 같은 조건의 올해 상품(8392호) 수익률은 7.5%에 불과해 수익률 하락 폭이 1.9%포인트에 달했다.
○저변동성 장세 ELS에 불똥
전문가들은 저변동성 장세가 지수형 ELS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수 변동성에 베팅하는 ELS 상품 특성상 지수 움직임이 작아지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거의 모든 지수형 상품에 포함되는 코스피200지수가 국내 증시의 거래 부진과 맞물려 위로도 아래로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ELS 수익률을 갉아먹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변동성 지수는 2011년 7월 70.33을 고점으로 계속 하락해 지난해 12월27일 사상 최저치 12.60을 기록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S&P500, HSCEI 등 ELS에 활용되는 다른 주요 지수 변동성도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글로벌 경제가 한 묶음으로 움직이면서 각국 지수가 엇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높은 이율의 ELS를 만들기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S&P500 대신 유럽 대표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보여주는 EUROSTOXX50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를 많이 내놓는 것도 변동성을 조금이나마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지수형 ELS 상품 수익률 하락이 거래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이나 적금과의 이율 차이가 좁혀질수록 투자자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ELS 발행액 규모는 45조6880억원으로 47조5356억원인 2012년보다 소폭 감소한 상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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