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윤선 기자 ] 중국에서 10억위안(약 1760억원) 상당의 자산관리상품(WMP)이 부도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그림자 금융’의 일종인 WMP의 연쇄 부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롤인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2012년 판매한 10억위안 상당의 투자 상품은 지난해 말까지인 원금 지급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이 회사는 핑안보험, 건설은행 등 중국 국유 금융기관에서 유동성을 공급받아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었다. 핑안보험 등은 이 상품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투자 계약서에는 원금 및 10~13%의 이자를 보장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 주체는 베이징롤인인베스트먼트다.
WMP는 중국의 그림자 금융을 구성하는 대표적 상품 중 하나다. 은행은 대출채권을 신탁회사에 넘긴다. 신탁회사는 이를 각종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상품인 WMP로 만든다. 은행은 WMP를 받아 시중에 판매한다. 사실상 은행이 신탁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은행의 재무제표에는 ‘대출’로 계상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림자 금융으로 분류된다. 은행은 재무제표에 대출로 계상하지 않으면서 대출이자를 챙기는 셈이다.
WMP가 부도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이제까지는 부도가 날 경우 판매를 담당하는 국유은행이 신탁회사에 구제금융을 주는 방법으로 원금을 보장해줬다. 도의적으로 책임을 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핑안보험 등 판매를 담당한 기관들이 베이징롤인인베스트먼트를 구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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