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미국 증시가 새로운 상승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과거 5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2014년 미국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가 상승률은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제프 호크먼 피델리티 기술적분석 부문 이사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 증시가 내년에는 폭넓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점진적인 글로벌 경기회복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으며, 주식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던 이상 현상이 이미 해소된 상태이기 때문. 주당순이익(EPS) 기대감이 너무 높은 것도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정책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도 악재로 꼽았다.
최근 2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은 정체된 상태였으나 2014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아시아, 미국 등에서 두자리수가 예상되는 등 낙관적인 상황이라고 봤다.
하지만 최근 24개월간 증시 랠리가 실적증가 기대감에만 힘입어 이뤄졌으며, 실제 기업 실적이 호전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기업실적이 나오느냐가 증시에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횡보장세를 지나면 미국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최근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금리의 정상화를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주식의 채권률이 나을 것으로 예상했다.
호크먼 이사는 "기술적 측면에서 내려가는 종목 대비 올라가는 종목을 나타내는 등락주선(ADL)을 살펴보면 미국 증시가 가장 가파른 등락주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과 유럽에서도 중소형주 주도 하에 증시가 상승함에 따라 등락주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만 보면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체력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스피 등락주선이 상승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는 대형주 위주로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중소형주도 상승세에 참여했다는 뜻으로, 기초체력(펀더멘털)적으로 한국 증시가 탄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환율의 영향은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특히 엔화가 달러 뿐만 아니라 모든 통화대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는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는 향후 수년간 보합 내지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호크먼 이사는 "금 가격은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금리와 높은 관련이 있다"며 "제로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금 가격은 온스당 1100달러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크먼 이사는 런던에 위치한 피델리티 기술전략팀 총괄로 기술분석 전략 및 종목추천 업무를 담당하고, 거시경제 위주의 글로벌 자산배분그룹에 자산군별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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