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어닝시즌을 맞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일본 상장기업 589개 사의 올 4~9월기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이익이 늘어난 기업의 비중은 60%로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일본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상반기 기준)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08년의 90% 수준까지 회복됐다. 매출과 경상이익 모두 개선된 기업은 351개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철강(20%), 자동차·부품(13%), 통신(37%) 등의 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자동자 업체인 도요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14년 3월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조2000억 엔으로 높이기도 했다. 기존 예상치는 1억9400억 엔.
이 신문은 "소니, 닛산자동차처럼 신흥국에서의 판매 둔화로 실적 전망치를 낮춘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며 "앞으로 발표하는 기업의 실적도 좋아 경상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기업의 호실적은 엔저 현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저 현상으로 수출 중심 제조업 경기가 회복됐다는 것. 제조 경기 회복은 소비를 자극해 내수기업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0엔 안팎을 유지해왔다. 전년 동기 대비 20엔 가량 낮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의 상황은 다르다.
이달 1일까지 코스피200 종목 중 60여개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다. 전체 기업 중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의 비율은 전분기 대비 37%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기계 통신 조선 업종이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며 "코스피200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간 5.6% 감소한 33조2000억 원으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계절적으로 4분기 실적이 가장 낮기 때문에 3분기보다 4분기에 실적 하락폭이 더 클 것" 이라며 "에너지·소재와 경기소비재 기업들의 추가 실적 둔화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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