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중앙은행에 긴급 자금을 주기로 했다. 세계 경제 상황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하키 호주 재무장관은 “호주 중앙은행에 88억호주달러(약 85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하키 장관은 “글렌 스티븐스 중앙은행 총재가 경제 위기에 대비해 준비금을 자산의 15%까지 늘리는 게 적절하다고 알려왔다”며 “중앙은행이 통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면 충분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올초 달러당 1.05호주달러 선이던 환율은 8월 말 0.9호주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0.96호주달러에 머물러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환시장에서 호주달러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경기 변동에 따라 큰 폭의 자금 유출입이 있었다”며 “또 다른 경제 위기가 올 경우 호주달러가 급락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하키 재무장관은 올 연말 호주 연방정부의 채무가 법정 한도에 닿을 가능성이 있다며 채무한도도 3000억호주달러에서 5000억호주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부채한도를 늘리고 중앙은행에 정부 자금을 투입하면 적자 폭은 더 커진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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