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만명 끌어오면 3억 주겠다"…10여곳 넘어가
LTE시장 2위 도약 노려
고객정보 유출·오용 위험도
통신사들의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휴대폰 대리점 쟁탈전으로까지 번졌다. 경쟁사 대리점에 수억원을 주고 자사 대리점으로 끌어들이는 경쟁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주가 A사의 고객정보를 B사의 가입자 확보에 편법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리점을 통째로…
26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LG유플러스 도매대리점 지원정책 내부 문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신규 대리점을 대상으로 6개월간 가입자 1만명을 모집하는 조건에 최대 3억3000만원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대리점에 이런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대리점주를 스카우트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KT 대리점 10여개가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새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KT 대리점 가운데 전국 실적 5위를 기록한 광주 지역 대리점도 포함됐다.
KT 대리점주는 기존 대리점을 유지하되 친인척 등의 명의로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새로 개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존 KT 대리점에서 모집한 가입자들의 납부금액에 따라 매달 받는 관리수수료를 포기할 수 없어서다. LG유플러스는 일시금뿐 아니라 정해진 기간에 목표 가입자를 달성하면 같은 규모의 본사 가입자를 추가로 배정해주는 ‘1+1’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제시하는 조건은 매우 파격적”이라며 “대리점은 가입자 유치 수수료와 관리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LTE 2~3위 쟁탈전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2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서 비롯한 것이란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지금이 이동통신시장 3위에서 2위로 올라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올해 월평균 가입자 5만명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초 LG유플러스보다 반 년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두 회사는 지속적으로 LTE 2위 쟁탈전을 벌여 왔다. 올해 5월까지 KT LTE 가입자 수는 LG유플러스보다 적었다. LTE 가입자 기준으로 LG유플러스가 2위, KT가 3위였던 것이다. 순위가 뒤집힌 것은 5월 말이다.
그러나 최근 KT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자 LG유플러스가 이를 틈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이론적으로 LTE 데이터 전송 속도가 두 배 빠른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를 상용화한 반면 KT는 LTE-A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 가입자 수도 LG유플러스는 지속적으로 늘어난 반면 KT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올 들어 7월까지 KT 가입자는 22만9581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가입자는 40만4276명 증가했다.
◆고객정보 불법 유출 가능성
문제는 KT 대리점과 LG유플러스 대리점을 함께 운영하게 된 대리점주가 LG유플러스가 제시한 가입자 모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KT 고객정보를 편법 사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김철기 KT 언론홍보팀장(상무)은 “KT 고객정보를 LG유플러스 가입자 모집에 이용하는 것은 분명히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또 “KT 대리점은 법적으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운영할 수 없다”며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 대리점을 개설해 법망을 피할 수 있다고 해도 상도의를 벗어난 행위”라고 말했다.
통신시장 과열 우려도 나온다. LG유플러스 대리점주가 가입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급받은 일시금을 보조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새로 연 LG유플러스 대리점들이 다른 대리점보다 보조금을 10만~20만원 더 얹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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