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장고-분노의 추격자'홍보 위해 첫 방한
"LA서 자라 한국 친구들 많고 불고기·김치 굉장히 좋아해"
‘타이타닉’ ‘로미오와 줄리엣’ ‘인셉션’ ‘캐치 미 이프 유 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이 영화들에서 주연을 맡았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사진)가 처음으로 서울에 왔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할리우드 배우로 꼽히는 그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의 주연배우다.
7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 디캐프리오는 먼저 자신의 영화 속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1850년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한다”며 “내가 맡은 역은 미국이 어떻게 윤리적으로 부패했는지 보여주는 사악한 농장주”라고 말했다.
그는 거대한 농장에서 수많은 일꾼과 노예를 거느린 캔디 역을 맡았다. 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인물. 영화는 노예에서 자유의 몸이 된 장고(제이미 폭스)가 그를 돕는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과 함께 캔디로부터 자신의 아내를 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장고는 올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남우 조연상(크리스토프 왈츠) 등 각각 2관왕을 거뒀다.
디캐프리오가 악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재미있었지만 무척이나 힘들었다”며 “사무엘 잭슨과 제이미 폭스 등 존경하는 배우들을 함부로 대하는 역할이어서 쉽게 소화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들의 응원 덕분에 악랄한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두 배우는 제가 끝까지 캐릭터를 밀어붙이지 못하면 당시의 참상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해줬어요. 사실 당시의 상황은 영화보다 훨씬 더 참혹했을 거니까요.”
2007년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11번째 시간’을 제작하는 등 평소 환경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디캐프리오는 “올해는 자연 보호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등 환경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최근 태국 총리와 만나 상아 수입에 대해 이야기도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5월9일 개봉을 앞둔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주연인 개츠비 역을 맡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호화스러운 파티를 여는 인물이다.
그는 “고통은 한순간이지만 영화는 영원히 남는다”는 말로 자신의 연기 철학을 요약했다. 19세 때인 1993년 로버트 드니로와 함께 ‘이 소년의 삶’을 찍으며 어떤 배우가 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했다. “최선을 다하면 걸작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잊고 스토리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그런 영화 말이에요.”
그는 “한국 영화 중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가장 좋아한다”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올드보이’를 보라고 권하면서 박 감독을 굉장한 천재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한국 영화 하면 박찬욱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고 말했다. 또 “LA 한국 동네에서 자라 한국 친구도 많다”며 “불고기와 김치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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