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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인 "허둥지둥 살지 말고 어리석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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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인 산문집 '상처를 꽃으로' 출간

"용기 있는 사람이라면 바보도 될 수 있어야"



‘어린 매화나무는 꽃 피느라 한창이고/사백년 고목은 꽃 지느라 한창인데/구경꾼들 고목에 더 몰려 섰다/둥치도 가지도 꺾이고 구부러지고 휘어졌다/(…)/꽃구경이 아니라 상처구경이다/상처 깊은 이들에게는 훈장으로 보이는가/진동하겠지 상처의 향기/상처야말로 더 꽃인 것을.’

유안진 시인(사진)의 ‘상처가 더 꽃이다' 일부다. 모성의 언어로 삶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감싸는 시를 써온 그가 이번에는 산문집 《상처를 꽃으로》(문예중앙)를 엮었다. 그는 이번 산문집에서 자신의 일상을 들려주며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조근조근 일깨운다.

“의미 없이 시도했던 무의미에 굳이 의미를 따질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대로 괜찮았다고, 사는 게 왜 일마다 의미 깊고 큰일이어야 하느냐고….”

‘숙맥들, 바보들, 지질이들을 멘토로 삼아왔다’는 그는 산문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허둥지둥 살지 말자, 어리석게 살자”고 말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상처를 많이 받죠. 하지만 더 오래가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요. ‘성공, 성공’ 하는데 우리 시대에 진짜 필요한 건 자유로운 정신과 진정한 용기 아닐까요?”

그는 “진정한 용기일수록 어리석고 바보가 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용기야말로 참된 열정이며, 위대한 실패가 성공보다 더 빛난다”고 독자들을 위로한다. 실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사랑, 그 이상의 사랑으로’라는 글에서는 대학 때 만난 인연도 소개한다. 그가 듣는 수업을 항상 청강하던 어떤 남자다. 조금씩 인연을 쌓아 나갔지만 점점 소원해졌고, 그는 허전함 속에 강의 중 가끔 뒤를 돌아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졸업 후 한참 만에 재직 중인 지방 여고로 찾아와 결혼한다는 말을 전하던 그 남자. 시인은 “먼 길 찾아와 한마디 던지고는 그 밤으로 상경해야 할만치 내가 어떤 무게로 남아 있었기는 했었나요? 아직도 궁금해”라며 시 한 편을 붙인다.

‘머리에 꽂아주던 물봉숭아 분홍 꽃이/물수제비 뜨던 소년의 강물이/보낸 적 없는데 가버렸다 하지 마라//흐르며 머물러 깊어지는 깊이라네/여전히 물속에는 달 뜨고 별도 뜨고/예대로 물비늘 쉴 참 없이 웃어쌓는데/가기는 어디로 갔단 말이냐’(‘추억도 환상이다’ 부분)

그는 서문에서 “고향 집 아랫목에 어머니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기분으로 쓰게 되는 게 산문”이라고 했다. 늙어가는 잔소리쟁이 어머니가 눈물겹도록 편안하듯, 산문은 모든 장르의 본적이자 고향이라는 것이다.

“늙어가면서 마음도 약해지고 여려져요. 젊어서의 오기와 독기도 없어지지요. 땡감 시절이 지나가고 말랑한 홍시가 됐죠.”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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