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옮기는 공무원
새 조직 적응도 문제지만 자리 지킬수 있을지 불안
서울 남을 줄 알았는데
미래창조과학부 신설로 세종시로 이사 '좌불안석'
“정부가 바뀌는 5년마다 짐을 싸야 하는 괴로움을 누가 알겠습니까. 때마다 반복되는 이런 식의 부처 통폐합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의심스럽습니다.”
지난 15일 발표된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따라 부처를 옮길 처지에 놓인 한 공무원이 털어놓는 푸념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자신이 몸담고 있던 부처가 해체되면서 현 부처로 옮겨온 그는 5년 만에 다시 소속이 바뀔 처지다.
새 정부도 어김없이 ‘뗐다, 붙였다’식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
○이방인 취급받을까 불안
2008년 정보통신부 해체와 함께 지식경제부로 넘어온 한 공무원은 “소속을 옮겼을 때 가장 힘들었던 일이 바로 사람들을 잘 몰랐던 일”이라며 “부처 간 1 대 1 통합이면 몰라도 일부 기능만 다른 부처로 이관될 경우 이방인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따라 부처를 옮겨야 하는 공무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지금의 자리를 그대로 지킬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짐을 싸야 하는 공무원들은 착잡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출신의 한 농림수산식품부 공무원은 “30여년 전 수산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부처 통폐합에 따라 근무지를 옮기는 게 익숙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역 앞 대우빌딩에서 일하다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과 함께 강남구 역삼동,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에 해수부가 부분 통합되면서 과천청사, 최근 세종시로 내려오자마자 해수부 부활로 다시 근무지를 옮길 상황이 됐다. 그는 “해수부가 설치될 지역으로 다시 근무지를 옮길 가능성이 커 주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몸담고 있는 조직변화가 너무 잦으면 사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발빠른 공무원은 이미 자신들이 옮겨갈 부처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선 경우도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부처 내 해양수산 라인들은 벌써부터 신설되는 해양수산부에서 어떤 부서가 좋을지에 대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스트레스 엄습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당초 서울 광화문이나 과천청사에 남을 것으로 예상됐던 공무원의 상당수가 세종시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일부 정책기능을 이전하는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들은 좌불안석이다. 행안부와 방통위는 세종시 이전 예외 부처이지만 부처 기능 재편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로 자리를 옮기는 공무원들은 세종시 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장 다음달 이후 세종시로 거취를 갑작스럽게 옮겨야 하는 직원들은 집 구하는 일부터가 걱정”이라며 “자신이 속한 부처의 조직개편 내용보다 근무지를 세종시로 옮기냐 안 옮기냐가 더 큰 관심사”라고 전했다.
150여명의 통상교섭본부 직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외교통상부는 세종시 이전 부처에서 제외됐지만, 통상교섭본부가 이번 개편안에서 세종시로 내려가는 지경부에 통합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담당하는 FTA정책국과 다자통상국 등 일부 조직을 제외하곤 세종시 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전혀 예기치 못한 조직개편 내용에 직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세종시 스트레스를 겪는 직원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김유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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