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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이어 정치도 일본 따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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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형 사회로 가는 한국]

한국, 경제 이어 정치도 일본 따라가나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한경닷컴 칼럼을 애독하는 독자와 네티즌 여러분, 계사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엔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이뤄지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새해 들어 국내외 언론들의 공통점을 하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년 기획기사에서 국내는 물론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주요 언론사들이 ‘아시아 시대’를 다루는 기획물을 잇따라 실었습니다.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이 글로벌 자본주의시대의 경제 성장을 이끌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것이란 세계 석학들의 전망이 많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째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입장에선 해외 언론들의 시각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필자도 평소 한일 경제권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도 비슷합니다. 당장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분들, 조금 더 참으시고 힘을 내시길 바랍니다. 자본주의 경제는 호경기와 불경기를 순환하기 마련입니다. 미국 경제가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고, 이웃나라 일본도 상승 조짐입니다. 중국 경제는 우려 만큼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새해엔 지난해보단 좋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출발하고 싶습니다. 저도 새해를 맞아 다시 한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독자들과 함께 뛰겠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돈 많이 버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첫 칼럼도 일본 얘기로 이어가려고 합니다. 몇해 전부터 칼럼과 책을 통해 썼던 ‘한국 경제의 일본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얘기만은 아니어서 필자의 전망이 맞아떨어진다고 자랑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상당 기간 한일 양국의 변화를 지켜본 현장 기자로서 한국사회가 일본사회처럼 여러 방면으로 변화해 갈 가능성이 많다는 입장입니다. 일본의 변화 방향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산업화, 선진화에 성공했고 고령화에 앞서 가고 있는 일본사회를 잘 보면 한국사회의 변화 방향을 어느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선 ‘한국의 일본화’가 상당히 진행됐습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적어도 경기가 완전히 살아날 때까지 2년 정도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현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12월 한일은 정치적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양국 모두 최고 권력자의 교체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선 보수 자민당이 야당으로 넘어갔던 정권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야당으로 넘어갔던 정권이 다시 거대 자민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본 국내는 물론 한국과의 정치, 경제 정책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에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게 됐습니다. 현 정권과 같은 여당 출신 후보였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걸어온 만큼 역시 큰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입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등장만으로도 한국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어런저런 해석이 많았습니다. 야당 후보가 사상 최대의 득표를 얻고도 패한 이유, 50대 유권자가 대거 투표에 참가해 보수 후보를 밀었다는 등의 분석입니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유권자 비율이 이번 대선의 40%에서 10년 뒤 2022년 대선 때는 50%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50대 이상은 20~40대보다 투표율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선거 결과는 이들 중고령층이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정치의 보수화가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일본에선 야당인 민주당이 자력을 정권을 잡기까지 보수 자민당이 50여년간 정권을 잡았습니다. 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자민당 출신이 많기 때문에 일본 정권은 전후 반세기 이상 동안 사실상 ‘보수당’ 정당이 정권을 잡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번 18대 대선에서 진보 쪽의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쳤지만 보수 여당에 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단순히 야권 대선 후보를 제대로 내지 않아 패한 것이 아닙니다.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여당이 승리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야당이 이런 현실을 깊이 있게 인식하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에서도 승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보수화 경향이 높아집니다.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에선 체질적으로 급진 좌파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야당은 한국사회의 보수화 경향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 대선의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일본화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잘 분석해 보면 미래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최인한 뉴스국장 janus@hakyung.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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