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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불황…채권추심은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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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못갚는 가계·기업 늘면서 신용정보업계 매출 급증

신용정보사 수임 채권…지난해 20조 넘을 듯
신용관리사도 크게 늘어



경기 불황으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과 기업이 늘면서 채권을 추심하는 신용정보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사가 신용정보사로 넘기는 채권 추심 물량이 늘어난 결과다. 전문가들은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신용정보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부실채권 관리회사인 KB신용정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4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억원(11.3%) 늘었다. 매출의 87.1%는 위임받은 채권 추심 용역을 통해 얻은 수수료 수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 연체가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채권 추심 물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고려신용정보는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60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농협중앙회 및 단위조합과 농협은행 등 계열사의 부실자산 정리를 맡고 있는 농협자산관리와 2011년 BS금융지주로 편입된 BS신용정보 등도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신용정보회사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채권을 위임받기가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신용정보사가 추심을 위탁받은 채권 규모가 2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용정보업체의 추심 물량 증가에 따라 구인 수요가 늘면서 채권추심인(신용관리사)도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신용정보협회에 따르면 공인 자격을 딴 후 채권 추심 업무를 하는 신용관리사는 지난해 말 기준 1만4500여명에 이른다. 4년 전보다 5000명 이상 늘었다. 신용정보협회 관계자는 “추심 성공 여부에 따라 추심인들의 보수에 차이가 나지만 능력에 따라 여성 신용관리사도 월 400만~500만원 정도는 벌 수 있다”며 “공인 자격을 취득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용정보업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채권관리법 개정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개정안은 체납된 국가 채권의 회수 업무를 신용정보사에도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정 수입 확충을 위한 것이다. 정부가 받아야 할 조세 채권, 벌금, 추징금 등 각종 국가 채권의 체납 규모는 2011년 말 기준 42조여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회가 신용정보사의 채권 추심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 일몰 연장이 끝나 업계는 부가세를 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신용정보업계는 올해 375억원의 부가세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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