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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없어도 출석 인정?' 제 기능 못하는 전자출결시스템, 실효성 없어 대학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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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이창호 대학생 기자] 많은 대학교에선 효율적인 출결 관리를 위해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 시행 중이다. 전자출결시스템은 기존의 호명식 출결처리보다 신속하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각종 오류와 시스템 문제로 불편함을 겪거나 이를 악용해 부정 출석을 저지르는 문제가 적지 않다. 기대효과에 비해 실상은 제 기능을 못하는 전자출결시스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자출결시스템은 2015년부터 대학교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기존 호명식 출결 방식보다 출결 관리의 정확성을 높이고 이른 시간 내에 출결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지문, 인증번호, 블루투스, RFID, QR코드 등 새롭게 개발된 시스템도 출시됐다. 서강대는 위치 인증을 통해 출결 체크를 하는 모바일 전자출결 앱을 사용 중이다. 위치인증 IoT 기기를 기반으로 인증 받는 방식이라 해당 강의실에서만 출석 인정이 가능하다. 한양대는 2018년부터 스마트 출결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강사가 호명하는 인증번호를 학생들이 마감 시간 이내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중앙대는 e-출석부 시스템을 도입해 설치된 비콘 장비와 출결인증 단말기를 통해 전자출결을 운영하고 있다. 출석 인증은 e-ID(모바일학생증), 학생증 카드, USIM 학생증, QR 학생증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며 학생들은 자신에게 편리한 방법으로 출석 인증을 하면 된다. 전자출결시스템이 도입된 지 몇 년이 지난 최근에는 이렇듯 다양한 형태로 보급돼 학교 측에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오류 투성인 전자출결시스템, 도입 안 하느니만 못하다?

전자출결시스템은 장점이 분명하다. 교수 입장에선 출석 확인 시간이 현저히 단축되고 학생들의 출석 문의를 처리하기도 수월해진다. 학교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모든 강의의 출결 상황을 관리할 수 있고 공식적인 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길 수 있어 행정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시스템상의 문제다.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시스템 오류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위치기반 출결시스템을 이용하는 대학생 이범건(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27)씨는 “학교 홈페이지에선 로그인이 되는데 앱에서만 안 되거나 사용자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올 때가 있다”며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강의실에 일찍 도착해도 위치정보가 인식이 안 돼 난처한 경우가 많다”며 전자출결이 이전 호명식 출석보다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스템 오류로 인한 결석 처리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측도 난감하다. 수업이 끝나는 대로 담당 교수로부터 출석을 다시 처리 받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 출석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기반 모바일 학생증을 이용하는 대학생 이영오(중앙대 식품공학부 3학년·25)씨는 “블루투스 연결이나 인식 오류로 출석 처리(비콘 인증)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엔 강의가 끝나도 출석을 인증받기 위해 학생들이 강의실을 남아 있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출결시스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2016년 동덕여대에서 실시한 전자출결시스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78명 가운데 193명(69.4%)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 수는 28명(10.1%)에 지나지 않았다. 



동덕여대 전자출결시스템 만족도 설문조사.(사진출처=동덕여대 학보사이트)

전자출결처리, 악용 가능성은?

도입 초기부터 최근까지 전자출결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해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호명식 출석에 비해 학생 개개인을 인식하기 어렵고 시스템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리출석과 무단 퇴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졌다. 대학생 주나진(가명·23)씨는 “시스템 오류가 잦기에 아예 통학하지 않고서도 출석 인증이 안됐다며 이의 신청을 한 뒤 출석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며 “학생증을 대여하거나 강의실에 있는 친구에게 출석 인증번호를 받아 침대에 누워서 출석 처리하는 사례도 많다”고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한 듯 전자출결을 시행하는 일부 수업의 경우 전자출결과 호명식 출결을 병행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자출결시스템을 관리하는 건 전반적으로 해당 교수의 역할이다. 교수마다 수업 성향과 설정하는 시스템이 다르기에 학교 차원에선 모든 수업의 시스템 악용 문제를 관리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전자출결시스템을 시행하는 서울의 한 대학교 학사지원팀에선 시스템적 보완은 가능하나 완전한 대처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수업 중간, 퇴실체크 기능을 추가할 수는 있지만, 학생 불편사항이 늘어나 대부분 하지 않는 상태”라며 전자출결에 대한 설정 권한과 관리는 모두 담당 교수 재량이기에 수업마다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출결 시간 단축 효과, 대학 구조 개혁 평가 반영으로 시스템에 대해선 긍정적인 편이지만 학생들이 악용하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 말했다. 

전혜리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자출결시스템의 기술적 한계점을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유인할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온전한 시스템 사용을 위해 모든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기에 전자출결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수업 출석률과 참석 증대가 목적이라면 기술적인 해법으로는 불가능”이라며 “시스템의 의무적인 부분은 전자 표기로 공식적인 데이터를 남기고 실제 출결은 수업 규모와 특성에 따라 기존 호명 방식을 적절히 사용해 유연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말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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