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팀, 로마 제국 전역 도로 29만9천㎞ 디지털 자료 구축·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로마 제국의 도로는 실제로 어땠을까?
로마 제국의 도로는 지형이 허락하는 곳에서는 직선으로 건설됐지만 산악 지역 등에서는 계곡과 고갯길을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로망은 오늘날 주요 도로 분포와 연관성을 보였지만 로마 도로의 영향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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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오르후스대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 등 국제 연구팀은 16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로마 제국 전역의 도로 약 29만9천㎞를 디지털 자료로 구축해 도로의 형태와 지형, 도시 및 현대 도로망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로마 제국의 인구·물자·사상·질병 이동과 도로망의 장기적 영향을 연구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마 제국은 서기 117년 전성기에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 등 약 550만㎢의 영토를 차지했다. 영토는 도로뿐 아니라 강과 바다를 이용한 교통망으로 연결됐고 도로는 군대 이동과 영토 통치, 사람과 물자 교류를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이었다.
연구팀은 로마 도로망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로마 제국 전역에서 나타난 인구·물자·사상·질병의 이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로마 제국 전역의 도로 약 29만9천㎞를 디지털 자료로 구축해 도로를 1㎞ 구간으로 나누고, 평균·최대 경사도, 주변 지형 높낮이, 도로 방향, 굽은 정도를 분석한 뒤 현대의 주요 포장 도로망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로마 도로가 대체로 직선이고, 로마가 제국 전체 교통망의 중심이었으며, 현대 도로가 로마 도로의 경로를 이어받았다는 기존 통념을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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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로마 도로는 서유럽과 북아프리카 등 평야나 완만한 지형에서는 직선으로 뻗는 경향이 강했으나, 산악 지역에서는 산맥과 계곡, 고갯길 방향을 따랐고 더 많이 굽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와 터널을 건설하고 지형을 깎거나 평탄하게 만드는 등 상당한 기술이 활용됐지만 현대처럼 지형을 크게 바꾸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도로 중 약 27만1천㎞(90.57%)는 최대 경사도가 16% 미만이었다. 이는 수레 같은 바퀴 달린 운송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경사 범위와 관련이 있으며, 산악 지역 도로는 지그재그 형태로 건설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로마 도로가 직선으로 만들어졌다는 통념보다는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되 지형과 당시 기술의 한계 안에서 경로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로망 구조 분석 결과, 로마는 제국 전체 육상 도로망의 절대적인 중심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마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처럼 제국 전체 육상 교통망의 절대적 중심이 아니었으며, 속주의 수도 45곳 중 35곳이 도로망 중심성 지표 중 하나 이상에서 상위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마 도로와 현대 주요 도로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상관계수 0.46)도 확인됐다. 이는 로마 도로가 많았던 곳에 현대 주요 도로도 많은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서유럽의 도시·산업 지역과 파리·마르세유·마드리드 같은 대도시 주변에서는 현대 도로 밀도가 크게 증가한 반면, 로마 시대에 도시가 발달했던 그리스와 소아시아,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현대 도로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지난 2천년 동안 인구와 도시의 분포, 국가의 형성, 산업화, 경제적 중심지의 변화가 교통망을 바꿔 왔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로마 도로가 수도를 중심으로 단순히 직선과 효율성만 추구해 건설된 게 아니라 지형과 지역의 필요, 행정·군사·경제 활동이 반영된 복합적인 네트워크였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에 사용된 도로 자료는 지역마다 발굴과 조사 수준이 달라 완전하지 않다며 앞으로 도로의 건설·보수 시기를 반영하고 강과 해상 교통망까지 결합해 로마 제국의 복합적인 교통 체계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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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Tom Brughmans et al., 'Network science reveals the structure and lasting impact of the Roman road system',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5453-3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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