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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속 역대 최대 물갈이 나선 롯데…경영 체질 뜯어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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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속 역대 최대 물갈이 나선 롯데…경영 체질 뜯어고친다
구조조정·경영 효율화 가속화…신유열 부사장 경영승계 속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롯데가 창사 이래 처음 불거진 위기설 속에서 대대적인 '쇄신'에 방점을 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28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 21명을 교체했다. 이는 지난해 인사에서 대표 14명을 교체한 것보다 훨씬 강도 높은 '물갈이' 인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으로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최근 롯데케미칼[011170] 회사채 이슈를 계기로 그룹 전체가 본격적인 비상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단행된 이번 인사는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롯데그룹이 12월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할 것'이라는 지라시(정보지)가 퍼지면서 홍역을 앓았다.
전날 롯데지주[004990]는 롯데케미칼[011170] 회사채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그룹의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 불안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애를 쓰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성과 창출 ▲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 ▲ 경영 효율성 강화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 케미칼·호텔 1년여만에 대표 물갈이…유통·식품은 유지해 성과에 총력
이번 인사에선 화학·호텔군 계열사 대표들이 실적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대거 물러났다.
최근 롯데 '위기설' 지라시의 진원지로 꼽히는 롯데케미칼 이훈기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태홍 롯데호텔 대표도 실적 부진을 안고 1년여만에 짐을 싸게 됐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산하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와 최홍훈 롯데월드 대표도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3개 사업부 대표를 모두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의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 작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케미칼과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호텔롯데도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유통과 식품군은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성과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유통은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을 필두로 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3인' 체제가 유지됐다.
3년 전 비(非)롯데 출신으로 최초로 유통사업 총괄 소장에 오른 김상현 부회장이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는 데다 백화점과 마트 모두 사업 체질 개선에 돌입해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준호 대표는 새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를 앞세워 백화점 체질 개선에 나섰고 강성현 대표 역시 식료품 중심으로 마트·슈퍼 재단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식품도 총괄대표 이영구 부회장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한 사업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3세' 신유열 부사장 승진…신사업·글로벌사업 진두지휘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승계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해 2022년 1월 상무보, 같은 해 12월 상무, 지난해 12월 전무 등으로 연속 승진했다. 이번에도 부사장으로 한 직급 올라서며 그룹 내 입지를 높였다.
그룹이 전반적으로 쇄신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진행하면서 후계자인 신 부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신 부사장은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한다.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세계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에 나선다.
신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한 밑그림도 그려 나가고 있다.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신 전무가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은 1만1천796주로 전체 지분의 0.01% 수준이다.
지난 3월 롯데바이오직스 사내이사, 6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되며 그룹 내 의사결정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신 부사장은 일본에서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 롯데파이낸셜 대표도 맡고 있다.
ae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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