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대부분 보험사 무·저해지 해지율 원칙 적용 가닥
롯데손보만 막바지 고심…K-ICS 비율 하락 등 우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이 최근 제시한 무·저해지 해지율 가이드라인 관련 대부분 원칙 모형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상당수 보험사가 실적 충격을 피하기 위해 예외 모형을 고려했으나, 금융당국이 예외 모형 적용에 강한 압박을 예고하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000400]을 제외한 대부분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련 원칙 모형을 쓰겠다는 입장을 결정했다.
무·저해지 보험은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보험료가 일반 보험상품보다 10∼40% 저렴하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상품과 관련해서 해지율을 자의적으로 높게 가정해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렸다고 진단한다.
금융당국은 이에 보험료 납입 완료 시점에 이를수록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원칙모형(로그·선형모형)을 제시하고, 엄격한 요건 하에 예외모형(선형·로그)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많은 보험사가 실적 악화를 피하기 위해 예외모형을 선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실적을 위해 예외모형을 선택하면 필요시 대주주와 직접 면담하겠다며 다시 강하게 압박했다.
금융당국 압박에 당초 예외모형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등도 원칙모형을 적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현대해상,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원칙모형 적용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도 "원칙모형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000810], 메리츠화재 등은 초기부터 원칙모형을 적용한다는 입장이었고, 생명보험사는 원칙모형 영향이 크지 않아 원칙모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칙모형 적용 시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알려진 롯데손해보험은 아직 모형별 영향 등을 검토 중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누적 전체 보장성 원수 보험료 중 무·저해지 보험 판매 비중은 36.14%로 11개 손보사 중 가장 크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해당 사안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며 "무·저해지 보험 관련 당국 제시안은 12월 말 결산 반영 건인데 지금은 아직 11월인 만큼 검토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무·저해지 해지율 원칙 모형 적용에 따른 각사별 영향은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확정된 회계제도 개혁안과 최근 시장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재무영향평가를 한 결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3% 기준 보험업권의 K-ICS[065770](지급여력비율)는 올해 상반기 말 대비 약 20%포인트(p) 내외 하락할 것으로 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당국의 계리가정 변경 등에 따라 보험사의 CSM 감소, K-ICS 하락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무·저해지 관련 영향은 손보사가 클 것이고, 무·저해지 판매 초기 상품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구체적인 영향은 손보사별로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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