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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달러 눈앞 비트코인, 머스크 호재도…"이제 시작" vs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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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달러 눈앞 비트코인, 머스크 호재도…"이제 시작" vs "과열"
트럼프 규제 완화 기대감 커져…머스크 입각도 호재
화폐로서 기능에 여전히 의문…FTX 파산 '악몽'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대표적 수혜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10만 달러 도달 가능성을 두고 견해가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선을 터치하면서 연말까지 1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반면, 비트코인이 이미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으며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랠리 이제 시작"…머스크의 트럼프 정부 입각도 호재
미 대선 직전 7만 달러 아래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30%가량 급등, 13일 코인베이스 등 일부 거래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9만달러 선을 터치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4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8,085달러로 일주일 전 대비 24% 오른 상태다.
최근의 비트코인 랠리에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암호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던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했으며,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했다.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각도 호재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머스크를 인도계 출신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게 된 라마스와미도 가상화폐 산업을 지지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가상화폐 업계는 천문학적 자금력을 앞세워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 일정 부분 의회 지형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및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 효과 등 지난 3월 상승 당시의 호재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가시화 이전 다른 국가들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로 기축통화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것도 '디지털 금' 비트코인의 매력 요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베팅 플랫폼 '칼시'를 보면 이용자의 60%가 내년 1월 이전 비트코인의 1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 베팅했고, 이용자의 45%는 이달 중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랠리가 이제 막 시작했다"면서 연말까지 12만5천달러, 내년 말까지 20만달러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면서 가상화폐가 스테이블코인 송금, 전통 자산의 토큰화 등에 실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2년 전 FTX 파산 때 1만5천달러대로 폭락…회의론 여전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신중론과 비트코인의 가치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애널리스트는 상대강도 지수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과매수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히면서, 고점에서 진입한 신규 투자자들 때문에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봤다.
페퍼스톤그룹의 크리스 웨스턴은 "비트코인 가격이 과열 상태에서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지 소폭 조정을 기다릴 지 투자자들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급등 후 조정 장세를 예상하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언제 현실화할지, 또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이 현실성 있는지 투자자들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년 전 이맘때 발생한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은 가상화폐 업계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한때 세계 코인거래소 가운데 3위에 올랐던 FTX는 유동성 위기로 순식간에 무너졌으며, FTX에 돈을 맡겼던 개인 투자자들도 거액의 손실을 본 바 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만5천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대비 400% 넘게 오른 상태다.
글래스노드 자료를 보면 최근 2개월간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보유한 '고래' 투자들은 비중을 줄인 반면 1개 미만을 보유한 '새우' 투자자들은 비중을 늘려왔는데, 현재까지는 소액 투자자들이 수익을 봤지만 이후 상황은 장담하기는 이르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앨리슨 슈레이거는 "비트코인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위험성을 추가하고 싶으면 가상화폐 투자가 어느 정도 타당하지만 레버리지 투자 등 다른 방식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보면 좋은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며, 대규모 거래에 실용적이지도 않다"면서 "가상화폐가 결국 법정통화의 안정적 대체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게 새로운 규제 공약이라면 수익률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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