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이 부회장 "레켐비, 타우 단백질 타깃 연구 중…효능 강화"
임상시험지원재단 국제 콘퍼런스 개막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개발한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스튜어트 기어리 부회장은 29일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개막한 '2024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국제 콘퍼런스' 기조 강연에 나선 기어리 부회장은 레켐비 시판 이후 진행 중인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알츠하이머는 환자 뇌에 비정상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또는 '타우' 단백질이 쌓이고, 이에 따라 신경 세포를 죽이는 독성 물질이 형성되며 발병한다는 게 유력한 가설이다.
에자이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공동 개발한 레켐비는 2주에 한 번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뇌척수액 속에 풀린 실 모양으로 녹아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결합을 막는 치료제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 네 번째로 레켐비를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 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성인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허가했다.
에자이의 한국 법인인 한국에자이에 따르면 레켐비 임상 3상(CLARITY AD) 연구에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진행을 약 27%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기어리 부회장은 현재 에자이가 알츠하이머 조기 치료에 대한 필요성을 입증하는 연구와 함께 피하주사(SC) 제형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일수록 치료제 효과가 크다"며 "인지 저하가 전혀 없지만 아밀로이드 베타가 누적되는 환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기어리 부회장은 타우 단백질 등 다른 타깃을 대상으로도 레켐비 활용 가능성을 연구해 심각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효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어리 부회장은 레켐비 시판 이후, 주사 주입 시 발생한 약 23% 정도의 이상반응에 대해 "가장 일반적으로 보고되고, 대부분 경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는 것만으론 환자의 인지 기능을 완전히 복구하진 못하며, 뇌부종과 미세 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이상 증상(ARIA) 부작용이 나타나는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 개막식에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오는 31일까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통합-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의 진보'라는 주제로 세계 블록버스터 의약품 개발 사례 및 신약 개발 어려움을 공유할 예정이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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