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경찰 3천명 교육" 왜?…해당국 보호 명분 속 세력 확장
왕샤오훙 中공안부장, 경찰 실무팀 현지 파견 교육 계획 밝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내년에 경찰 등 외국의 법 집행 인력 3천명을 교육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은 지난 9일 장쑤성 롄윈강시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공공안보 협력 포럼' 개막식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 경찰 실무팀 등을 파견하는 형식으로 해당 국가의 법 집행 능력을 향상하고 중국과의 합동 순찰과 조사를 병행하는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중국과의 국경 간 범죄 합동 단속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법 집행 인력 교육 국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왕 부장은 10일까지 이어진 포럼 기간 말레이시아·미얀마·잠비아·니카라과·러시아의 안보 관리들과 만나 통신 사기, 마약 밀매 등 국경 간 범죄 단속에 협력하고 형사 사법적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세계 122개국과 국제기구에서 2천100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선 경찰 교육과 법 집행 역량 강화 세션 이외에도 데이터 보안,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번 행사에 대해 SCMP는 중국 당국이 해외 이익을 보호하는 한편 서방이 주도하는 글로벌 안보 거버넌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경 너머로 중국 영향력을 확대할 방법을 모색할 목적으로 외국의 법 집행 인력 교육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그동안 중국은 외국과의 치안 협력을 빌미 삼아 세력 확장을 꾀해왔다.
앞서 2022년 5월 중국은 수교 중인 남태평양 섬나라 10개국에 포괄적 개발 비전 초안을 일괄적으로 보낸 바 있는데, 여기에는 중국이 이들 국가와 안보 협력 관계를 맺고 해당국 경찰을 훈련하는 한편 중국 경찰 인력을 상주시키는 계획이 담겨 관심을 끌었다.
중국은 현재 태평양 섬나라 중 하나인 솔로몬제도에 중국 경찰을 파견해 현지 경찰 교육을 하고 있으며, 한때 피지에도 경찰 인력을 파견했었으나 현지 요구로 지금은 철수한 상태다.
중국은 이들 국가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을 체결해 대형 인프라 사업에 돈을 대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일각에선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려는 것 아니냐고 경계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접근은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호주와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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