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승전선언' 걸린 하마스 1인자 신와르 추적에 총력전
'유령 같은 존재'…미·이스라엘 특수작전 뚫고 신출귀몰
"이스라엘 전쟁목표 하마스 완전해체가 곧 신와르 제거"
네타냐후의 출구…"신와르 죽으면 휴전협상 파탄날수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에 오른 야히야 신와르를 붙잡거나 죽이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신와르 제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승리를 선언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 7일 급습 뒤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을 전쟁의 목표로 설정하고 핵심 지도부 살해를 전투의 핵심 임무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신와르 제거에 번번이 실패하고 그의 소재 파악에도 난항을 겪으며 전쟁 승리 선언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신와르가 전쟁 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소재에 대한 단서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됐다"고 짚었다.
이어 신와르가 이스라엘에 붙잡히거나 살해되는 것을 피하는 데 성공을 거두면서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승리했고 하마스를 섬멸했다"는 근본적인 주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와르는 하마스의 작년 10월 급습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로 하마스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된다.
지난 달 31일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폭사한 뒤 최고 정치지도자 자리를 승계하면서 명실상부 하마스의 1인자가 됐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부터 신와르를 1순위 표적으로 삼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신와르를 제거 대상으로 공개 천명했고, 이스라엘군 정보부와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신와르의 위치 파악을 전담하는 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맹방 미국도 지상 관통 레이저를 제공하고 특수 작전 부대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측면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전쟁이 11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신와르 제거 임무는 여전히 완수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에 따르면 신와르는 오랜 기간 전자통신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인편을 통해 하마스 조직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미스터리'라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은 신와르가 전쟁 뒤 가자지구 지하에 하마스가 조성한 땅굴에서 생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적어도 전쟁 후 6개월 동안은 가족과 함께 생활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기간, 신와르는 이스라엘의 저녁 8시 방송뉴스를 꼭 시청하는 등 언론 모니터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한다.
또한 휴대전화 등을 사용해 종종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통화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 통화 내용 일부를 도청했지만,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전쟁 초기 가자시티 땅굴에 머물던 신와르는 이후 남부 칸 유니스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의 벙커를 거점으로 라파를 오간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신와르의 거처를 파악한 이스라엘군은 지난 1월 31일 칸 유니스의 벙커를 급습했지만 그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는 신와르가 남기고 간 문서 뭉치와 약 100만 달러(약 13억2천만원) 상당의 셰켈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신와르를 죽이거나 체포할 경우 이는 전쟁의 중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군사적 승리를 주장하고 잠재적으로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종식하도록 하는 길을 열 것이라고 미국 당국자들은 판단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와르 살해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이스라엘이 신와르를 제거하면 "그의 후임자들은 이스라엘과 협상할 의지가 훨씬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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