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中서 구금됐다 풀려난 블룸버그 중국인 기자에 비자 거부
국가안보 위협 혐의 1년간 구금…홍콩 지국 근무 못해 런던 지국 발령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에서 국가 안보 위협 혐의로 1년간 구금됐다가 풀려난 미국 블룸버그 통신 소속 중국인 기자에 대해 홍콩이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21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장은 지난 1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중국인 기자 헤이즈 판을 자사 홍콩 지국에 파견하고자 했지만 "(홍콩) 이민 당국이 아무런 설명 없이 그녀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미클스웨이트 편집장은 이어 "헤이즈 판이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지 3년여만에 (홍콩 지국 대신) 런던 지국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헤이즈를 지지해준 블룸버그의 모든 이들과 그녀를 위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준 여러 외부 단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헤이즈를 지지해준 것뿐만 아니라 힘든 환경에서도 매일 일을 훌륭히 해내는 중국에 있는 우리의 지국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HKFP는 헤이즈 기자 비자가 거부된 것과 관련한 자사 질의에 홍콩 이민국이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적의 판 기자는 블룸버그 베이징 지국 기자로 일하던 중 2020년 12월 자택에서 사복 안보 관리들에 연행됐으며 2021년 7월 국가 안보 위협 혐의로 공식 체포됐다.
판 기자는 구금 1년 만인 2022년 1월 보석으로 석방됐는데 이 같은 소식은 같은 해 6월에야 알려졌다. 당시 블룸버그는 판 기자의 석방을 수개월 후에야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판 기자는 CNBC, 알자지라, CBS, 로이터 통신을 거쳐 2017년 1월부터 블룸버그 베이징 지국에서 일했다.
중국 정부는 언론인 탄압으로 자주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가 국가 기밀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로 3년간 중국에서 구금됐다가 작년 10월 풀려났고, 홍콩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군사 전문 기자 미니 찬은 작년 10월 말 베이징으로 출장을 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또 작년 4월에는 대만 기자 2명이 중국군 군사훈련을 취재하다가 중국 당국에 억류됐었다.
홍콩도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후 언론사 10여개가 강제로 문을 닫고 기자 1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언론 자유가 추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HKFP는 "2020년 블룸버그 출신 아일랜드 기자의 HKFP 취업 비자, 뉴욕타임스 버클리 기자의 홍콩 비자가 거부됐고 2021년에는 이코노미스트 홍콩 특파원의 비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거부됐다"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순위에서 중국은 180개국 중 172위, 홍콩은 135위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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