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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체코 신규 원전 수주, K-원전 대도약의 계기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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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체코 신규 원전 수주, K-원전 대도약의 계기로 삼자


(서울=연합뉴스) 체코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전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우리 기업들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프랑스전력공사(EDF)를 꺾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24조원대로 추산되며,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비 약 20조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사업비 규모를 떠나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추진으로 붕괴 위기까지 갔던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과 재도약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체코 정부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단지에 각각 2기를 새로 짓는 것으로, 팀코리아가 수주한 것은 두코바니 원전 사업이다. 한수원은 발주 업체와 세부 협상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맺을 계획인데, 체코 정부는 테멜린에 원전 2기를 새로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추가 수주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체코의 이번 결정은 유럽이 K-원전의 경쟁력을 인정한 첫 사례다. 세계 2위 원전 대국인 프랑스를, 그것도 그들의 안방인 유럽에서 꺾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은 가격 경쟁력과 원전 건설 기술 등 주요 평가 항목에서 프랑스에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982년 유럽형 원전을 도입한 한국이 이제는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팀코리아의 쾌거는 민관 협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팀코리아에는 한전기술 등 한국전력 그룹사 외에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는데 정부도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내년 초 최종 계약까지 긴밀한 민관 협력을 유지하며 한치의 차질도 없길 당부한다. 정부는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K-원전의 기술력이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수출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산학 협력을 더욱 장려해 나가야 한다. 유럽에선 신규 원전 도입을 계획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 핀란드가 추가 원전 도입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탈리아 우파 정부는 마지막 원전을 폐쇄한 지 35년 만에 원자력에너지 재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중동과 함께 원전 수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유럽에서 우리가 추가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관련 산업 진흥은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먹거리 확보와 일자리 창출 동력이 될 것이다.

시장 잠재력이 큰 원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당면 과제인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과 인재 양성에 민관은 물론이고 정치권도 뜻을 모아야 한다. 원전을 무턱대고 혐오하거나 이념 가르기 등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는 없어야 한다. 차제에 21대 국회 임기종료로 폐기된 고준위방폐물법 처리도 서둘러 2030년 포화 상태에 이르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의 로드맵을 짜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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