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서 'K-문학 페스티벌' 연다…첫 초청 작가는 차인표
위안부 문제 다룬 소설…조지은 교수팀, 영·독·불어 번역 지원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에서 한국 문학을 조명하고 한국 작가를 유럽에 알리는 행사가 올해 시작된다.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은 이달 28일(현지시간) '제1회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Korean Literature Festival)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될 이 행사는 주목할 만한 한국 작가를 초청,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자리다. 주요 작품을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계획도 발표된다.
이를 운영하는 조 교수는 "K-팝, K-드라마, K-영화, K-푸드에 이어 K-문학이 주목받고 있지만, 인기에 비해 작가들이 유럽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고 행사를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한국 문학은 'K-컬처'의 차기 강세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월 K-컬처가 세계적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집중 조명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한국 문학도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의 국제 부문인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정보라 '저주토끼', 천명관 '고래', 황석영 '철도원 삼대' 등 한국 작품이 3년 연속 올랐다.
옥스퍼드 한국문학 페스티벌의 첫 초청 작가로는 배우이자 소설가인 차인표가 선정됐다.
차인표는 '오늘예보'(2011),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2021), '인어 사냥'(2022) 등 장편 소설을 3편 펴냈다.
2009년 첫 장편 '잘가요 언덕'을 제목을 바꿔 재출간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치유되지 않은 민족사의 상처를 진중하고도 따뜻한 필치로 다룬 작품이다.
조 교수 연구팀은 이 작품의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번역을 지원한다.
조 교수는 "이 작품은 위안부 문제를 화해로 승화시킨 소설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담고 있으면서도 성숙하게 해결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번역가들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차인표는 아내인 배우 신애라와 함께 옥스퍼드대를 찾아 이 책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강연에 나선다. 관객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갖는다.
그는 연구팀을 통해 "10여년 전 쓴 작품이 재발견돼 기쁘다"며 "이번 행사를 기회로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새로운 창작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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