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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베트남으로 몰리는 中기업 투자…서방 수출경로로 활용
서방과 중국 간 긴장 고조 속 출구…中 제조·물류 프로젝트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서방 정부들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대체 공급망 경로를 제공하는 베트남과 멕시코 투자로 출구를 찾고 있다.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의 자회사 'FDI 마켓츠'(FDI Market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1년 동안 베트남과 멕시코에 대한 중국의 제조 및 물류 프로젝트들이 크게 늘었다고 FT가 3일 보도했다.
멕시코에는 최소 41건이 발표됐고, 베트남에는 최소 39건이 예정됐다.
이는 뉴스 및 외국인직접투자(FDI) 관련 간행물인 FDI 인텔리전스가 2003년 외국의 투자 소식과 회사들의 발표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두 나라에서 발표된 프로젝트 수로는 가장 많다.
현재 멕시코와 베트남은 중국의 제조 및 물류 프로젝트의 최우선 목적지로 미국을 추월하기도 했다.
중국의 대규모 멕시코 투자 중에는 국유 상하이자동차(SAIC)의 현지 자회사가 발표한 최대 20억 달러(2조7천억 원) 규모의 공장이 포함됐다.
이밖에 태국, 말레이시아, 헝가리, 이집트도 같은 기간에 기록적인 수의 중국 프로젝트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서방의 다국적 기업들과 정치인들이 수십 년간 중국 공장 의존을 끊고 중요한 제품 공급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제한하려 하자, 중국 제조업체들이 해외 입지 구축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중국 외 국가에서 수입을 늘려가자 덩달아 중국 기업들도 이들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과 2023년 사이 멕시코와 태국행 중국의 수출 총액은 배 이상 늘어 1천587억 달러(218조5천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수출은 49% 늘어 3조4천억 달러(4천680조 원)에 이르렀다.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2017년과 2023년 사이 베트남행 중국의 컴퓨터 부품 수출은 3배 이상으로 늘어 17억 달러(2조3천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 그룹은 중국으로부터 실제 생산 전환뿐만 아니라 단순히 베트남을 통한 중국 기업들의 제품 경로 변경에 따라 베트남의 대미 무역 흑자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칼과 도구 제조업체 서밋 엔터프라이즈의 영업담당 오드리 량은 중국 남부 광둥성 옌장에 있는 공장에만 의존해 왔지만,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베트남에 공장을 설치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량은 베트남에서는 생산비가 더 들고 노동자의 기술 수준이 낮지만, 고객들이 "정치적 이유"와 이 나라 상품에 대한 낮은 관세를 이유로 베트남에 공장 설치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량은 "고객이 이런 요구 사항이 없다면 우리는 베트남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멕시코 등을 통해 우회 수출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의 대응도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제재와 수출 통제를 통해 제압에 나섰으나, 오히려 중국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적들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그림자 경제'를 만들어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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