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8개국, 초콜릿·과자 등 '같은 제품 다른 가격' 단속 요구
"글로벌 식품사 관행, 단일시장 규정 위배·소비자 피해 21조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유럽연합(EU) 내 일부 국가가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일부 동일 브랜드 제품에 아주 다른 가격을 매기는 행위에 대해 단속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콜릿과 과자류, 커피 등 동일 제품에 다른 가격을 책정해 단일시장 규정을 어기고 소비자들도 연간 140억 유로(약 21조 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U 내 8개국 정부는 2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에 문서를 보내 다국적 식품 기업들의 이런 행위를 단속하고 단일시장 규정을 강화하도록 압박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과자 오레오 제조사 미국 몬델리즈를 상대로 EU 경쟁법을 위반했다며 3억3천750만 유로(약 5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제조사 몬델리즈 측이 도매업체들이 가격이 저렴한 회원국에서 자사 제품을 산 뒤 다른 회원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제한했다는 이유다.
EU는 자유로운 국경 간 제품 유통이 단일시장에서 공정한 가격 경쟁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최종 판매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봤다.
미국에 본사를 둔 몬델리즈는 오레오를 비롯해 초콜릿바 토블론, 필라델피아 치즈 등을 생산하는 세계 주요 식품업체다.
각국 정부와 소매업체들은 다국적 기업들의 이런 관행이 유럽 단일 시장 전반에 걸쳐 일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이들 정부의 움직임은 네덜란드가 주도했으며, 벨기에와 크로아티아, 덴마크, 그리스와 같은 소규모 국가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 나라는 이런 조건이 포함된 계약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현지 언어로 된 긴 라벨을 제공해야 하는 요구 사항도 폐지되기를 희망한다.
이와 별개로, 그리스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는 EU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에게 서한을 보내 그리스와 몇몇 회원국이 브랜드 필수 소비재와 관련해 EU 내 다른 국가에 비해 "불합리하게 높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동일한 제품을 회원국에 따라 다른 브랜드로 판매하는 회사들에 대해서도 규제할 것을 촉구했다.
네덜란드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들이 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으로 파는 관행에 따라 가격의 경우 가장 싼 시장보다 평균 10% 더 비싸다.
2020년 16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EU 집행위원회 조사에 의하면 이런 관행으로 소비자에게는 연간 141억 유로의 비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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