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호재' 순풍에 돛 단 조선주…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고환율·미중 무역갈등 반사이익…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국내 3대 조선사 시가총액 한달새 3조4천억원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주식시장의 조정 분위기 속에서도 미·중 무역 갈등의 반사이익 기대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조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SOL 조선TOP3 플러스' ETF는 14.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ETF는 'FnGuide 조선 TOP3 플러스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 HD한국조선해양[009540] 등 조선업 관련 종목을 담고 있다.
'HANARO Fn 조선해운'도 이달 들어 10.4% 올랐으며 'KBSTAR 200 중공업'과 'TIGER 200 중공업' ETF은 각각 7.8%, 7.5% 상승해 ETF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3개 ETF 역시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329180] 등 조선업 관련 종목에 투자한다.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에 신조선가가 상승하고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최근 조선주 주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현재 조선업계 상황과 함께 향후 조선업체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가 역사상 최고점에 근접하고 있고,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도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둔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올해 조선 지표가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 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난 18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중국 조선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조선업이 반사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어 지난 23일(현지시간)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장관이 한국, 일본과의 군함 건조 관련 협력에 대해 "추구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심을 보인 점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아울러 최근 조선사들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화오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52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도 1분기 영업 흑자(1천602억원)로 돌아섰다.
이에 국내 3대 조선사인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이달 들어 평균 13.9% 올랐다.
26일 기준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27조7천550억원으로 지난달 말(24조3천690억원) 대비 3조4천억원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조선주의 상승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 기업들의 실적 발표 후 조선업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오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또한 미국의 중국 조선업 제재로 국내 조선주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상선 관련 수주 기대감도 유효하기에 주가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 확대로 보조금, 세금 지원 등에 따른 중국의 저가공세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 장기적으로 선가를 올릴 수 있는 유인"이라며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조선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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