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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옛 인테리어로 인재채용 어렵다…사무실 보고 '와우'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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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옛 인테리어로 인재채용 어렵다…사무실 보고 '와우'하게 해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이재홍 상무 "팀장 중심 T자형 배치 옛말"
"업무공간 효율화시 임차면적 줄어 투자여력 확보…업무효율성도 상승"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업무공간 효율화로 임차 면적을 줄이면 그만큼 다른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늘어납니다. 업무 효율성 상승은 덤이지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이재홍 상무는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공간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회사에서 공간 기획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서인 '프로젝트 앤드 디벨로프먼트 서비스'(PDS)를 총괄하는 그는 "기업들은 임금 다음으로 부동산 임대료에 가장 큰돈을 쓴다"며 "이 비용을 어떻게 줄여 비즈니스 변화에 맞춰 다른 곳에 투입할지가 기업들의 관심사"라고 밝혔다.
서울 A급 오피스의 낮은 공실률로 새로운 사무 공간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차료 부담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공간 재배치를 통해 고정비 줄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피스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인프라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업무 공간 효율화를 통환 고정비 감축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 상무는 "전체 오피스 구축 비용이 100이라면 IT 투자 비용이 30"이라면서 "공간 효율화로 (임대 비용이 줄면) 이쪽에 투자할 금액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업무 공간 효율화에 대한 수요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서비스 증가에서 확인이 된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만 해도 수요가 크지 않았으나, 현재 이 상무가 연간 담당하는 프로젝트는 40∼50건이다. 그의 손을 거친 기업 면면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건스탠리, HSBC, 베인앤컴퍼니 등 해외 유수 기업의 국내 사무소부터 무신사, 하이브 등 MZ 세대가 선호하는 기업까지 망라한다.
5년 새 담당 직원도 한 자릿수에서 20여명으로 불었다.



이 상무는 자신이 담당하는 PDS가 유행에 맞춰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사무용품을 교체하는 차원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사무 공간 기획은 완전히 '테일러 메이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스마트워크가 대세라고 일률적으로 모든 업무 공간에 자율 좌석을 도입하지 않는다. 하루 8시간 중 7시간을 한자리에서 근무하는 게임회사나 콜센터 회사, 외부 근무시간이 더 긴 영업직원이 많은 회사의 공간이 똑같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회사별로 구체적 상황은 다르지만 임원 공간을 줄이고, 직원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동시에 회사의 '비주얼'에 더 신경쓰는 것이 전반적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사진을 찍어 주위에 공유하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눈길이 가고 탄성이 나오는 '와우 포인트'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MZ 직원들은 회사 이름이나 연봉보다 개인의 경험이나 성장 가능성을 더 중시한다"며 "유능한 직원을 끌어들이려면 면접 보러 왔을 때 여기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형 로펌이 옛날식 인테리어로 젊고 유능한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평생직장의 개념이 약화하는 분위기에서 핵심 인재를 붙잡아두기 위한 방안으로 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 조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동료 직원들과 교류를 통해 친밀도가 형성될 때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지고 이직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팀장이 부원들을 관리하는 듯한 'T자'형 책상 배치나 팀장 옆자리에 회의 테이블을 두는 구조도 사라지고 있다고 이 상무는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팀장이 직원들 근태를 관리하고 팀장과 직원 간 일대일 대화가 주를 이루다 보니 T자형 배치에 팀장 옆자리에 테이블을 뒀지만, 요즘은 각자 주어진 업무를 하는 분위기여서 일자형 배치를 선호한다"며 "회의 테이블도 팀장 옆이 아닌 오픈된 공간에 등받이가 높은 의자를 두고 여러 명이 미팅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바뀐 공간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고 이 상무는 강조했다.
자체 조사 결과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같은 면적의 공간에서도 직원들은 실제 사용하는 면적이 더욱 확장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 상무는 국내 기업들도 사옥 이전이나 신축 시 대내외적으로 전달되는 사옥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미국의 애플이나 아마존 등은 사옥 자체가 콘텐츠로 관광명소가 됐다"면서 "국내에는 이런 트렌드가 없었는데 이런 메시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공간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친환경이나 장애인 친화적인 요소를 도입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상무는 "친환경,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통로 폭을 넓힌다거나 손잡이 높이를 낮게 달고, 심지어 색각 이상자를 위해 적녹색 사용을 피하기도 한다"며 "결국은 기업의 가치, 기업의 지향점을 오피스에 담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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