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태평양 어린이 2억4천만명, 폭염으로 건강 위협"
유니세프 "열 관련 질병·사망 위험에 취약…높은 습도 때문에 더 위험"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지구 기온 상승으로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2억4천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관련 질병 및 사망 위험에 처해 있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가 경고했다.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는 11일 성명에서 이 지역 전체에서 어린이 약 2억4천300만명이 더 뜨겁고 긴 폭염에 노출돼 있으며, 그로 인해 열 관련 질병은 물론 사망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한 어린이들이 성인보다 폭염으로 더 큰 영향을 받으며, 특히 어린 아이들은 만성 호흡기 질환·천식·심혈관 질환 등을 포함한 열 관련 질병과 사망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올여름에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역에 걸쳐 기록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는데, 이 지역은 신체의 자연적 냉각 메커니즘을 방해하는 높은 습도 때문에 폭염 발생 시 더 위험하다고 유니세프는 우려했다.
이 단체는 또한 극심한 더위에 장기간 노출되면 어린이들의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쳐 교육이 위험에 빠지게 되며 폭염으로 임신부의 합병증과 조산·사산 확률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유니세프는 해당 지역의 어린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한낮과 오후 시간대 야외 활동을 피하게 하며, 충분히 물을 마시게 하는 등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부모와 가족, 지역 당국 등에 촉구했다.
앞서 유니세프는 향후 지구 온난화 예상 시나리오와 상관없이 2050년이면 전 세계에서 어린이 20억2천만명이 잦은 폭염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데버라 코미니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장은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기후변화의 영향에 더 취약하며 과도한 더위는 이들에게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위협"이라며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과 다른 기후 충격으로부터 어린이들과 취약한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올여름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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