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사상 최소 '별 지진' 포착…태양보다 1천℃ 낮은 주황색 왜성
국제연구팀 "관측 정밀도 획기적 향상…생명 존재 가능 외계행성 탐사 기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보다 작고 표면온도가 1천℃ 이상 낮지만, 주위에 외계행성이 있는 11.8광년 밖의 주황색 왜성(orange dwarf) '엡실론 인디'(ε Indi)가 흔들리는 지진 현상이 포착됐다.
연구팀은 '별 지진'(starquake)이 별 내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현상으로 관측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사상 최소 규모의 별 지진을 포착했다며 관측 천체물리학의 새 영역을 여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포르투대학 천체물리학 및 우주과학 연구소 티아구 캉판테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27일 과학 저널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회보(Astronomy and Astrophysics Letters)에서 별의 진동을 측정하는 천체지진학 기술을 사용해 전례 없는 정밀도로 엡실론 인디의 진동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엡실론 인디는 작고 차가운 항성에 속하는 K형 주계열 항성인 주황색 왜성으로 남반구 별자리인 인디언 자리 쪽으로 지구에서 11.83광년 떨어져 있다.
이 별은 표면온도가 4천200℃로 태양보다 1천℃ 이상 낮고, 주위에서는 2019년 목성보다 3.25배 크고 공전주기가 45.2년인 외계행성(ε Indi A-b)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에 장착된 첨단 고해상도 분광 장치인 '에스프레소'(ESPRESSO)로 엡실론 인디를 관측했다.
이를 통해 천체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시선 속도(radial-velocity)를 분석, 엡실론 인디에서도 태양에서 나타나는 진동과 유사한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를 발견했다.
이 발견이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주황색 왜성이 최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찾는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천체라는 점이다.
공동연구자인 영국 버밍엄대 빌 채플린 교수는 "별의 예측된 크기와 실제 관측된 크기의 불일치는 주변 외계행성 탐사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별의 진동 탐지는 이런 불일치를 이해하고 최소화하며 별 이론 모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신저자 겸 제1 저자인 강판테 박사는 "이 결과는 VLT의 첨단 고해상도 분광 장치(ESPRESSO) 성능이 표면온도가 태양보다 1천℃나 낮은 왜성의 진동을 포착할 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이는 관측 천체물리학의 새 영역을 열어주는 획기적 성과"라고 말했다.
◆ 출처 : Astronomy and Astrophysics Letters, Tiago Campante et al., 'Expanding the frontiers of cool-dwarf asteroseismology with ESPRESSO: Detection of solar-like oscillations in the K5 dwarf ε Indi', http://dx.doi.org/10.1051/0004-6361/202449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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