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준금리 동결…"인플레 둔화 확신 못해"(종합2보)
지난해 10월 이후 4.50%로 4차례 연속 동결
"임금상승 압력 여전"…경제성장률·물가 전망치 하향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등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는 연 4.50%,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4.00%, 연 4.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ECB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뒤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기준금리 3.50%)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사이 금리 격차도 1.00%포인트로 유지됐다.
ECB는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6%로 하향 조정하고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이 침체된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로존은 작년 3분기 경제성장률 -0.1%, 4분기 0.0%로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기술적 경기침체'를 가까스로 피했다.
ECB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5%, 2026년에는 1.6%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올해 2.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기존 예측치 2.7%에서 낮춘 것이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0%로 목표치를 달성하고 2026년에는 1.9%로 물가상승이 더 둔화할 것으로 ECB는 예측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 2월 2.6%(속보치)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ECB는 "대부분의 물가지표가 완화했지만 임금상승의 부분적 영향으로 국내 가격 압력은 여전히 높다"며 "자금조달 여건이 제한적이고 과거 금리인상이 수요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또 수익이 인건비 상승을 일부 상쇄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몇 달간 이같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글로벌 경제·무역 둔화와 에너지·운임 비용 상승 가능성을 유로존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에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함에 따라 첫 금리인하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ECB는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접근 방식을 유지하겠다며 추가 단서를 내놓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지만 충분히 확신할 수 없다"며 "앞으로 몇 달간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월 회의에서는 아주 조금, 6월에는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앞서도 올해 여름께 첫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5월에 발표되는 1분기 임금인상 지표를 보고 금리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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