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서 또 反유대주의 논쟁…수뇌부 이번엔 강경 반응
이스라엘을 탄압자로 묘사한 만화에 "무책임·공격적"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반유대주의 온건 대응 논쟁 속에 총장이 교체된 하버드대에서 또 다시 반유대주의 논쟁이 불거지자 학교 측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하버드대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와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위한 하버드대 교직원 모임'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킨 만화가 논쟁을 불렀다.
흑인민권운동과 팔레스타인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의 연계 역사를 설명하는 맥락에서 등장한 해당 만화는 이스라엘의 상징인 '다윗의 별'이 그려진 손이 아랍 남자와 흑인 남자의 목을 묶은 올가미를 붙잡고 있는 가운데, 칼을 든 손이 올가미를 자르려 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칼을 든 손에는 '제3세계'라는 설명이 적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작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아랍인 등에 대한 탄압자로 묘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화였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임시총장은 2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해당 만화를 강하게 규탄했다.
가버 임시 총장은 "학계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가끔 공적 관심사와 논쟁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때로는 강하게 반대할 수 있지만 그 이견이 종교, 인종, 국적이나 개인 정체성의 다른 요소들을 이유로 개인을 악마화하는 표현의 형태로 빠져 들어가면 그것은 지극히 무책임하고 심히 공격적"이라고 밝혔다.
만화를 게재해 논쟁을 유발한 단체들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만화가 "상처를 주는 반유대주의 비유"였다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하버드대는 역사상 첫 흑인 총장이었던 클로딘 게이가 작년 12월 의회 청문회에서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미온적으로 답변했다는 이유로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논문 표절 의혹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사퇴하는 홍역을 겪었다.
이후 임시총장 체제 하에서 하버드는 반유대주의와 이슬람혐오와 맞설 태스크포스(TF)를 각각 구성하기로 하는 등 학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대응 태세를 정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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