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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니모를 찾아서' 주인공 흰동가리도 숫자 셀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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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니모를 찾아서' 주인공 흰동가리도 숫자 셀 줄 안다?
日 연구팀 "줄무늬 개수로 침입자 구분…동종 물고기 다가오면 공격"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Pixar)의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물고기 흰동가리(Amphiprion ocellaris)가 숫자를 셀 줄 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 하야시 키나 박사팀은 2일 국제학술지 실험 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서 서식지에 침입한 물고기에 대한 흰동가리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몸에 있는 흰색 줄무늬 수에 따라 다른 종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흰동가리는 말미잘 속에서 평화롭게 사는 귀여운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침입자가 접근하면 사납게 맞서며 집을 지킨다. 실제로 다른 종 물고기에게는 관대하지만, 집을 빼앗을 가능성이 있는 동종 물고기가 다가오면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흰동가리는 물고기가 침입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까?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알에서 깨어난 흰동가리들을 다른 물고기와 마주치지 않게 분리해 기른 다음 6개월 정도 됐을 때 줄무늬 없는 것부터 줄무늬가 1개, 2개인 다른 종 흰동가리, 줄이 3개인 같은 흰동가리에 노출하고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흰동가리들의 공격 행동 빈도와 지속시간이 자신들처럼 세로줄이 3개인 흰동가리들에게 가장 높고, 세로줄이 1~2개인 경우에는 그보다 낮았으며 세로줄이 없는 경우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야시 박사는 "이는 흰동가리들이 다른 물고기 몸의 세로줄 수를 보고 침입자인지 아닌지를 인식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어 어린 흰동가리를 3마리씩 수조에 넣고 몸 전체가 주황색인 물고기 모형과 흰색 띠가 1~3개 그려진 모형을 노출해 공격 행동을 하는지 촬영했다.
그 결과 흰동가리는 전체가 주황색인 모형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줄무늬가 하나인 모형에 대해서는 가끔 공격행동을 보였지만 빈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들과 닮은 세 줄무늬 모형에 대해서는 물어뜯거나 쫓아다니는 공격 행동을 월등히 많이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흰동가리들이 줄무늬가 2개인 모형도 줄무늬 3개짜리만큼은 아니지만 공격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흰동가리는 생후 11일쯤 처음으로 흰 줄무늬 2개가 생기고 3일 후 세 번째 줄무늬가 생긴다며 줄무늬가 2개인 흰동가리와 함께 자란 기억 때문에 경쟁자로 인식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말미잘에 집을 짓는 흰동가리가 다른 물고기의 흰색 줄무늬 수를 셀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를 통해 위협이 되는 종과 그렇지 않은 종을 구분하고 침입자로부터 집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박사는 "흰동가리는 말미잘과의 독특한 공생 관계로 인해 연구하기에 흥미로운 생물"이라며 "이 연구는 우리가 해양 생태계 전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과 함께 흰동가리가 서식하는 연약한 산호초를 보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Kina Hayashi et al., 'Counting Nemo: anemonefish Amphiprion ocellaris identify species by number of white bars', http://dx.doi.org/10.1242/jeb.246357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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