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건설업황 부진 장기화하면 상위 건설사 신용위험 확산"
"롯데건설·GS건설·신세계건설·HDC현대산업개발 주요 모니터링 대상"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건설업의 산업과 신용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로도 신용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4일 밝혔다.
한신평은 올해 산업별 전망을 다루는 웹세미나를 열고 고금리와 실물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분양시장 전반이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건설사 16곳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8조2천억원으로 집계돼 2020년(16조1천억원) 대비 급격히 늘었다.
분양 경기 부진으로 인한 본 PF 전환 및 착공·분양 지연, 시공사의 추가적인 신용보강 등이 PF 보증 증가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은 "경기 부진으로 현금흐름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금리 부담과 조달환경 악화를 감안할 때 2024년 업종 전반의 재무적 변동성 커질 것"이라면서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PF 차환 위험이 커지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BBB' 이하 건설사와 일부 'A'급 건설사들의 재무적 대응력 수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본격적인 경기 반등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상위권 건설사로 유동성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주요 모니터링 대상 건설사로는 롯데건설(A+/부정적)과 GS건설[006360](A+/부정적), 신세계건설[034300](A/부정적), HDC현대산업개발[294870](A/부정적)을 꼽았다.
롯데건설은 작년 9월 말 연결 기준 PF 보증 규모가 5조8천억원으로 2022년 말(6조8천억원) 대비 축소됐으나, 자기자본과 유동성 대비 여전히 과중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유동화증권 비중이 89%로 차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관련 행정처분 결과가 주요 변수로 취급됐고, 신세계건설은 공사원가 부담, 미분양 관련 손실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었다.
홍석준 한신평 실장은 "결국 개별 건설사나 계열 차원의 지원을 통한 유동성 확충, 재무적 개선이 단기간 내 얼마나 의미 있는 수준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가 신용도 관점에서 중요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며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업체들은 당장 의미 있는 수준의 개선 요인이 없다면 추가 신용도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의지와 지방 분양시장 침체 등) 변화한 외부 환경에 따라 올해 초부터 상반기에 걸쳐서 PF 우발채무나 미분양 등으로 인해 부담이 확대된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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