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잘나간' JP모건…2·3위 은행 합친 것보다 시장가치 ↑
올해 주가 26% 상승, 수익은 미국 전체 은행의 18% 차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올해 미국 금융업체들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웠지만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에는 '나 홀로 잘나가는' 해였다.
'덩치의 힘'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인수하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등 성장을 거듭하면서 미국 내 2위와 3위 은행을 합친 것보다 훨씬 높은 시장가치를 기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해 JP모건의 시장가치는 4천852억 달러로,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2천659억 달러, 3위인 씨티그룹의 977억 달러를 합친 것보다 높다.
2021년까지만 해도 미국 2,3위 은행의 시장가치 합이 1위인 JP모건보다 높았으나 지난해부터 역전됐고 올해는 격차가 더 커졌다.
JP모건 주가는 올해 26%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24개 종목으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와 50개 종목의 KBW 지역 은행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JP모건의 미국 내 지점들이 올해 1~9월 올린 수익은 389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전체 은행 수익의 약 18%다.
이런 비중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간 순이익은 작년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다음 5대 은행 합산 수익이 1% 증가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은 골리앗 중의 골리앗"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10여년 전 대형은행의 위험을 통제하겠다고 나섰지만 결국 현재 대형은행이 더 커진 형국이 됐다.
올해 미국 금융업계는 암울했다. 상반기에 금리상승으로 장부상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방은행 수십 개가 쇠락해졌고 이 중 일부는 파산했다.
이후 많은 은행이 예금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써야 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일괄 강등했다.
3월에 이런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자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최대 은행인 JP모건에 몰려들었다. 당시 예금액이 500억 달러가 넘었다. 결국 JP모건의 순이자마진 기대치는 1년 만에 4배 상승했고, 스스로 '과도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JP모건은 많은 돈을 끌어모았다.
올해 파산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JP모건이 인수할 수 있었던 것도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냈기 때문이다.
JP모건 이사회에서 33년간 근무한 석유업계 베테랑 리 레이먼드는 "기업 상황이 어려워지면 JP모건 같은 곳에는 이를 인수할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다른 은행의 경우 인수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상황이 못 된다"면서 "다른 은행들은 어느 정도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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