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통업 진출·토지소유 제한돼…"현행법이 투자 막아"
올해 초 하원도 개헌 결의안 채택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를 위해 개헌을 검토중이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는 투자 유치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파악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고 전날 밝혔다.
마르코스는 취재진을 만나 "필리핀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의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 헌법을 토대로 마련된 각종 경제 관련 법률은 이들의 투자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리핀을 투자 친화적인 국가로 만드는게 목표이며 이를 위해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초기 검토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매스미디어와 소규모 유통업 지분 취득이 금지된다.
또 광고, 공공재, 토지 및 거주용 빌딩 소유, 교육사업, 원양어업과 관련해서는 소수 지분 소유만 허용된다.
이와 관련, 마르코스의 친척으로 하원의장을 맡고 있는 마틴 로무알데즈도 내년에 헌법의 경제 관련 조항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 필리핀 하원은 지난 1987년에 제정된 현행 헌법을 바꿔야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의 자신들의 임기를 늘리기 위해 헌법 개정을 시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마르코스는 개헌을 통한 임기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마르코스는 작년 5월 9일 실시된 대선에서 승리한 뒤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와 이름이 같은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20년 넘게 집권하면서 계엄령을 선포해 수천 명의 반대파를 고문하거나 살해해 국제사회에서 독재자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결국 1986년 2월 25일 시민혁명인 '피플 파워'가 일어나자 하와이로 망명해 3년 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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