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 가자 억류중 사망 확인…인질가족들 명절에도 시위
하마스 "구출 시도 중 사망" 주장…이스라엘군은 확인 안해
하누카 맞은 인질 가족들, 석방 촉구…"협상 참여시켜달라"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군(IDF)의 구출 시도 중에 사망했다고 주장한 이스라엘 인질 사하르 바루흐(25)의 소속 키부츠(집단 농장)가 그의 사망한 것이 맞는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미 CNN 방송·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바루흐가 살던 베에리 키부츠는 이스라엘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과 낸 공동 성명에서 "'검은 안식일'(하마스 공격이 벌어진 날)에 자택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에 의해 가자지구로 납치돼 살해당한 사하르 바루흐의 사망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은 슬픔과 상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키부츠는 "인질 협상의 일부로 그의 시신을 돌려줄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모든 인질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시도를 저지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인질 바루흐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시온주의 무장 병력(이스라엘군)이 포로 중 한 명을 풀어주려고 시도하다 발견됐으며 그들과 충돌이 발생했다"며 "충돌로 인해 무장 대원들이 죽고 다쳤고, 사하르 바루흐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하마스 알카삼 여단은 이날 충돌의 여파로 피와 무기, 탄피 등이 흩어져 있는 현장과 함께 바루흐의 시신이라고 주장하는 이미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이 영상에서 바루흐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하마스는 바루흐가 살아있을 때 인질 신분으로 촬영된 영상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지난 달 중순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에서 바루흐는 "나는 10월 7일까지 베에리의 인쇄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후 40일째 인질로 잡혀있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IDF는 이 같은 하마스의 주장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IDF는 이날 간밤에 이스라엘 군인 두 명이 실패한 인질 구출 시도 중에 심하게 다쳤다고 밝혔으나 인질의 부상이나 사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구출 시도가 하마스가 이날 밝힌 것과 동일한 사건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과 주장에 대한 CNN의 질문에 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에게 계속해서 가하려고 하는 심리적 전쟁에 대해 답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중 맞은 주말인 이날 저녁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는 가자에 억류된 인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인질 가족과 이스라엘 시민 등 수천명이 모여 '그들은 우리가 지옥으로부터 꺼내주기를 믿고 있다', '지금 그들을 집으로 데려와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근무 중 하마스에 납치된 19살 군인 아들의 아버지인 루비 첸은 이날 단상에 올라 "우리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현재 협상 테이블에 정확히 무엇이 올라가 있는지 설명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도 협상 절차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약 240명을 인질로 납치해갔다.
이 중 100여명이 인질 협상을 통해 풀려났으며 일시 휴전이 종료된 현재 인질 최소 137명이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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