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10월 이상고온은 기후변화 탓"
인구 80% 빈곤층·폭염에 취약…"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시급"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대륙 동부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를 덮친 지난달 장기간의 이상고온이 기후변화 탓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의 10월 이상고온이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결론냈다.
이들은 조사를 위해 마다가스카르의 10월 평균 기온과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올해 10월 10∼16일 7일간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 등 3가지 변수를 조사했다.
WWA는 "분석 결과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과 7일간의 최고 기온·최저 기온이 약 1∼2도 상승한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남반구에 있는 마다가스카르의 10월은 덥고 습한 여름의 시작이지만 지난 한 달 기온은 전국적으로 한여름인 12월과 1월만큼 높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안타나나리보의 10월 낮 최고기온 평균치는 약 25℃이고 12월과 1월은 이보다 1℃ 정도 더 높다.
적십자적신월기후센터의 사야티 센굽타 기술고문은 "이 같은 기온 상승은 심각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0.5℃만 올라도 수천 명이 생리적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며 "열 스트레스와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재난데이터베이스(EM-DA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프리카에서 극심한 기상 이변으로 숨진 사람은 1만3천명 이상으로 이는 다른 어떤 대륙보다 많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폭염은 심각한 수준으로 적게 보고·연구되고 있다고 WWA는 지적했다.
특히 마다가스카르는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층으로 많은 사람이 깨끗한 물과 전기 접근에 제약을 받아 폭염에 취약하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WWA는 "마다가스카르의 폭염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과 폭염 예보를 위한 투자가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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