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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개의 전쟁 속 겨울맞이…올해는 에너지대란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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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개의 전쟁 속 겨울맞이…올해는 에너지대란 피할까
우크라전 여파 가라앉고 중동 정세 아직 큰 영향 없어
공급망 다변화 등 대비…'호르무즈 통제' 등 이란 행보가 중대변수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지난해 겨울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은 유럽이 이번에는 중동에서 발발한 또 다른 전쟁과 함께 겨울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가격 억제 방안을 강구한 덕분에 유럽 에너지 시장은 작년 이맘때보다 안정됐다는 평가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영향도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란의 본격 개입 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경우 올겨울도 에너지를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지난달 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직후 급등했다가 꾸준히 하락세다. 13일 오전(현지시간)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쟁 발발 하루 전인 지난달 6일 84.5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가 지난달 중순 한때 92달러를 돌파했었다.
거래자들은 일단 중동에서 전쟁이 더 확대되지 않는 한 석유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상황을 기초여건으로 설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에너지 대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비해온 만큼 비슷한 입장이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최근 '폴리티코 EU'와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위기로 유럽 지역에서 두 개의 갈등에 직면했다"며 "유럽의 에너지 전환이 여전히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얽혀 있는 만큼 지중해 동부는 유럽 에너지 안보의 중요한 전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몇 주 동안 EU 당국자들이 노르웨이뿐 아니라 알제리·나이지리아 등 신흥 산유국 관계자들과 회의했다며 "석유와 경유 시장 경색에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천연가스 시장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 기준으로 지난해 여름 한때 메가와트시(㎿h)당 300유로를 넘겼으나 현재 50유로를 밑돌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EU 천연가스 수입의 45%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10% 이하로 떨어졌다. EU는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자 미국·카타르 등 전통적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강국은 물론 알제리·노르웨이·아제르바이잔 등지에서 가스 수입을 크게 늘렸다.
천연가스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EU는 올해 2월 1년 시한으로 도입한 가격상한제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동 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데다 지난달 초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77㎞ 길이의 해저 가스관 '발틱코넥터'가 파손되면서 인프라 파괴 공격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겨울 국제 에너지 시장의 최대 변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이란의 행보라는 데 전문가들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
이란이 분쟁 확대 속에 글로벌 원유공급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상황은 최악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직접 이란이 전쟁에 휘말려 산유량이 급감하는 경우도 주요 악재로 관측된다.
이란은 미국의 계속된 경제제재에도 원유 생산·수출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경제대국 중국이 작년 하루 100만 배럴 미만에서 올해 140만∼160만 배럴로 수입량을 늘리며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수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원유전문가 빅토르 카토나는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를 공격하고 이란이 수출을 줄여야 한다면 중국은 공급 부족으로 다른 곳에서 원유를 사야 할 것"이라며 그 경우 국제 유가가 즉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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