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늘어난 용량 소화하려면 오랜 시간 걸릴 것"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중신궈지)는 지정학적 긴장 상태가 각국의 설비용량 확충을 자극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심각한 공급과잉을 조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MIC는 실적 발표 후 한 브리핑에서 기대했던 스마트폰 시장 회복은 또다시 1년 뒤로 미뤄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SMIC의 이 같은 전망은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곧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다소 낙관적인 예상과는 상충하는 것이다.
SMIC는 앞서 9일 실적발표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 강화 속에서 3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한 16억2천만달러(약 2조1천300억원)로, 시장 전망치 16억4천만달러에 못 미쳤으며, 3분기 순이익은 80% 급감한 9천400만달러(약 1천240억원)라고 발표했다.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SMIC의 최근 매출 하락을 상쇄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실적이 부진했다.
SMIC는 브리핑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전 세계적으로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SMIC는 국가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공동 CEO 자오 하이준은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반도체 생산 능력은 과도하다. 최근 몇 년 사이 구축된 제조설비 용량을 소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SMIC는 미국에 덜 의존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구축하려는 중국의 야심 찬 계획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SMIC 경영진은 회사가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불확실성과 계속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부터 오포까지 이미 많은 업체가 경쟁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침체에서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회사 캐널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 감소했으며 상위 5개 업체 중 1년 전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업체는 없다.
자오 CEO는 "현재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새로운 혁신 때문이 아니다"라며 "내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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