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보고서 "北, 핵탑재 ICBM 개발 속도전…美MD 무력화 목표"
"北, 전술핵 실험 준비 가능성…수십 개 핵탄두 이미 보유 예측"
"美, 中러와 동시전쟁 대비해야…美, 中러 동시억제 위한 핵보유 불충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북한이 미국 본토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기 충분한 속도로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이며 전술핵 실험을 준비 중일 수 있다고 미국 의회가 밝혔다.
미 하원 전략태세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전략태세 평가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핵 개발, 공격적인 언사는 미국 및 아시아 동맹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해커들은 2022년 한 해에만 17억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해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략태세위원회는 지난해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설치된 의회 산하 초당적 기관으로,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태세를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위원회는 "북한의 핵 확장 및 다양화는 미국과 동맹에 한층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잠재적으로 미국 본토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기 충분한 속도로 핵탑재 ICBM을 개발 중"이라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북한 국가 안보 전략의 주된 목적은 두 가지"라면서 "안정적인 김정은 장기 집권 체제 구축과 한반도 전체를 압도하는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들 2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북한의 전략은 핵 및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에 막대한 피해를 미칠 수 있는 재래식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이었다"며 "북한의 계획은 막대한 기회 비용을 (미국에) 경고함으로써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또 "북한이 전술핵 실험을 준비중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수십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선 "북한은 해킹을 보복 위험이 거의 없는 가성비 좋고 거부할 수 없는 도구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의 해킹 능력은 숙달돼 있으며 미국의 폭넓은 타깃에 대해 다양한 공격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내다봤다.
위원회는 북한의 생화학 무기 역시 우려할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위원회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를 신설한 워싱턴 선언과 확장억제 협의를 강화하는 한미일의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롯한 동맹이 러시아·중국과 동시다발적인 2개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두 개의 전쟁을 지양하고 하나의 갈등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하나는 억제하는 현재의 기본적인 미국 국가 안보 전략과는 상충하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현재 미국의 핵무기가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억제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도 평가한 뒤 "미국과 동맹은 두 개의 적을 동시에 억제하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은 2027~2035년 사이에 한층 극심해질 것으로 평가하며 "대비를 위해선 현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도 최근 각종 군사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핵을 가진 두 개의 강대국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아시아와 유럽에 추가적인 전술핵 무기를 배치하고, 미국의 예비 핵탄두를 일부 또는 전량 배치하는 계획을 세울 것도 권고했다.
위원회는 "미국과 동맹국의 재래식 전력의 규모와 유형, 전투태세 모두에서 강화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핵무기에 대한 의존을 높여야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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