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이·팔 전쟁 틈타 '제3전선' 만들려하지 말라"
주불 타이베이대표처 대표, 현지TV서 '이·팔 전쟁'이 대만해협 긴장에 미칠 영향 분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이 중국을 겨냥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틈타 대만해협에서 이득을 취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1일 대만의 중앙통신사와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주프랑스 타이베이대표처의 우즈중(吳志中) 대표는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르피가로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에 대해 세계의 관심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쏠린 점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제3의 전선'을 만들려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주프랑스 대만 대사관 역할을 하는 주프랑스 타이베이대표처의 우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대만과 대만 동맹들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충돌이 격화될 경우 중국이 세계 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기회를 갖게 됐다고 믿게 될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동에서 대규모 충돌로 미국이 더 많은 군사 자원을 투여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중국은 미국이 너무 일을 많이 벌여 놓았다고 믿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한 상황이 중국 눈으로 볼 때는 미국이 대만해협 충돌에 관여하는데 충분한 화력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 대표는 설명했다.
우 대표는 '중국이 러시아와 하마스의 예를 따를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까운 장래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지만, 어느 정도 우려는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우 대표는 인구수를 보고 중국과 대만의 상대적인 군사력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대만 민주주의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 지지는 믿을 수 없을 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대만 외교부 차장(차관)을 지낸 대만 외교라인 핵심 인물로, 르피가로TV 인터뷰 발언은 대만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정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번 사태가 대만해협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다각도의 대비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7월 초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이 임박하지는 않았지만 "뚜렷하고 점증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당시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미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2027년 이전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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