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 33주년 격차 줄었지만…"내적 통일은 아직"
구동독지역 연봉 구서독지역의 86% 수준·1인당 GDP 79%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이 통일된 지 33년이 흘러 구동독과 서독지역 간의 구조적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뚜렷해 추가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됐다.
독일의 내적 통일은 종착점이 없이 서로 소통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독일 정부는 27일(현지시간) 독일 통일 33주년을 앞두고 이런 내용의 독일 통일 이후 현황에 관한 2023년 보고서를 발표했다.
카르스텐 슈나이더 독일 연방총리실 구동독 특임관은 보고서에서 "독일이 통일된 지 3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분단의 흔적이 뚜렷하다"면서 "구동서독간 구조적 차이는 철폐됐고, 일부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동서독 주민이 우리나라의 상황을 다르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내 인종주의적 동기를 기반으로 한 폭력이 늘어나는 가운데 화합을 강화하는 것은 앞으로 독일 내 모든 민주주의 지지자의 과제"라면서 "독일의 내적 통일은 종착점이 없이 서로 소통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구동서독 지역 간 생활형편을 근접하게 한 진전으로는 올해 하반기부터 구동서독간 연금 격차를 없앤 게 꼽혔다. 이는 구동독 지역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도 구동서독 격차를 줄어들게 한 요인이 됐다. 정부기관의 구동독지역 이전으로 구동독 지역에 새 일자리가 9천600개 생긴 점도 성과로 꼽혔다.
구동서독간 경제력과 임금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동독 지역 주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구서독 주민의 79%에 불과했다. 구동독 지역의 평균연봉은 3만4천841유로로 구서독 지역의 86%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구동서독지역 도시와 농촌에 사는 4천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주민들은 도농간 차이가 구동서독간 차이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구동서독 도시와 농촌 주민 중 절반 이상은 가장 큰 도전으로 감당 가능한 주거공간을 꼽았다는 점에서 서로 의견이 같았다. 다만 구서독 지역 주민들은 감당 가능한 주거공간을 가장 큰 도전으로 꼽은 반면, 구동독 지역 주민들은 전문인력 부족과 빈부격차 확대를 가장 큰 도전으로 꼽았다.
구서독 주민 중 농촌에 사는 이들은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구동독에서는 절반가량 된다.
슈나이더 특임관은 구동독지역에서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서는 "많은 주민이 반항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일부 이해가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구동독지역인 작센주와 튀링겐주, 브란덴부르크주의회 선거가 실시된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AfD가 이들 3개주 모두에서 가장 지지도가 높은 정당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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