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경행 멕시코 기차 지붕서 산통…출산 뒤 영주권 취득
이민청 "베네수 이민자 가족, 멕시코 체류하며 취업 가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국경지대로 향하던 중 멕시코 기차 지붕 위에서 산통을 느낀 한 베네수엘라 출신 임신부가 병원에서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이 가족은 모두 멕시코 영주권을 받게 됐다.
5일(현지시간) 멕시코 이민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베네수엘라 국적자 부부가 어린아이 2명과 함께 미국 국경 지대로 가기 위해 중부 과나후아토주 이라푸아토에서 출발하는 기차 지붕 위에 올랐다.
서류 미비(불법) 이민자로 알려진 이들 부부 중 부인은 만삭의 몸이었다.
다른 수십명의 이민자들과 함께 이동 중이던 이 여성은 그러나 몇시간 뒤 출산이 임박했음을 짐작게 하는 심한 진통을 느꼈다. 그는 이미 며칠 전부터 산통을 참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미국 국경과 800㎞ 떨어진 아과스칼리엔테스주에서 내린 그는 이민청의 도움을 받아 지역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셋째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멕시코 이민청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아이가 멕시코 땅에서 태어난 만큼 출생증명과 관련한 행정 처리가 이뤄졌다"며 "그의 부모와 형제 모두 멕시코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미국과 캐나다 등 이웃 국가처럼 시민권 취득과 관련해 '출생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부모 국적은 관계 없다.
다만, 중남미 이민자들은 대체로 멕시코 보다는 미국 국적을 희망하는 상황이다.
멕시코 이민청은 "이 가족이 미국으로 넘어가기 위한 여정을 계속하지 않고 멕시코에 남기로 결정하게 된다면, 합법적 취업과 함께 보건 및 교육 서비스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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