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vs 親中 좌파'…과테말라 대선 결선 투표 종료(종합)
前퍼스트레이디 토레스 '2전3기'…前대통령 아들 아레발로 '역전극 기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유력 후보들의 '강제 낙마' 논란과 1차 투표 당시 소요 사태 등 혼란 속에 과테말라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가 20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7시에 문을 연 3천481곳의 투표소에서는 아침부터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 시간은 오후 6시까지였으나 그 이전에 투표소에 들어온 유권자들은 종료 시간 이후에도 투표를 허용했다.
인구 1천710만명 중 936만1천68명(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 집계 기준)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 투표율은 50% 안팎으로 저조할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1차 선거 투표율은 59.45%로, 2003년(57.90%) 이후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결선 투표에서는 1차 개표 결과 1·2위를 차지한 '희망국민통합'(USE) 산드라 토레스(67) 후보와 '풀뿌리운동'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 후보가 맞붙었다.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2012년 재임)의 전 부인인 토레스 후보는 2015년과 2019년에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이번이 3번째 대권 도전이다. 정치적 성향은 중도 또는 중도우파로, 이번에 당선되면 과테말라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아레발로 후보는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의 아들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중도 좌파인 그는 반부패 기조로 막판 표심을 끌어모았다. 수교국인 대만과 함께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는 '친중' 입장을 피력해 주목받는다.
단임제인 과테말라 대통령 임기는 4년이다. 새 대통령 임기는 내년 1월 14일부터다.
앞서 과테말라에서는 선거 전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비롯한 유력 예비 후보들이 여러 이유로 출마하지 못하게 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1차 투표 날에는 투표장 인근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해 경찰이 최루가스로 시위대를 해산시키기도 했다.
아레발로 후보 소속당에 대한 검찰 조사와 당 활동 정지 위기 등의 사태도 빚어지면서, 과테말라 내 정치적 긴장은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1차 투표 때처럼 결선에서도 무효표가 쏟아지면서 당락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날은 1차 때의 투표장 인근 소요 사태나 투표용지 소각 같은 중대한 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과테말라 일간지 프렌사리브레는 보도했다. 경찰은 투표용지를 받는 대가로 음식 교환권을 나눠준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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