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태국 전 총리 귀국 또 연기…"검진 때문에 몇주 미루기로"
'총리 선출 지연' 정국 혼란 와중에 말바꾸기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태국에서 차기 총리 선출이 지연돼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귀국을 또 연기하기로 했다.
5일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탁신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검진받아야 해서 귀국을 몇주 미룬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14일 실시된 총선에서 151석을 얻어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이 자신의 계열인 프아타이당(141석)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하자 귀국을 조심스럽게 타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지난달 의회에서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고 후보 재지명도 받지 못해 프아타이당이 새 정부 구성을 주도하게 되자 귀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당초 탁신은 자신의 생일인 7월 26일 이전에 귀국하겠다고 밝혔으나 총선 후 정국 불안을 이유로 연기했다.
이후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을 통해 오는 10일 귀국한다고 재차 공지했다.
프아타이당은 부동산 재벌인 산시리의 전 회장 스레타 타위신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고, 의회는 지난 4일 총리선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투표 전날 헌법재판소가 의회의 후보 재지명 불허에 대한 위헌 심리 이행 여부를 16일에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총리 선출 투표도 연기됐다.
앞서 국민권익 구제기관인 옴부즈맨사무소는 의회의 후보 재지명 불허 결정에 대해 위헌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헌재에 청원을 냈다.
그러자 프아타이당 관계자는 "연립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탁신의 귀국이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탁신 본인도 전날 귀국 연기 의사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알렸다.
일각에서는 탁신이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프아타이당 집권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귀국을 예고했지만 군부가 건재한 상황에서 여러 정치적 변수를 고려해 말 바꾸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탁신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여러 재판에서 총 12년 형을 선고받았고,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제외하면 아직 10년형이 남아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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