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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성공했지만…한국서 '애증의 대상' 된 넷플릭스 왜?
WP "한국 등 아시아 콘텐츠 흥행해도 추가 보상 없어 불만"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거침없는 투자로 한국 콘텐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애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기대와 좌절감 속에 할리우드 파업을 지켜보는 아시아 영화제작자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 배우 등이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상륙 당시만 해도 제작비를 뛰어넘는 선불금을 주면서 제작에 간섭하지 않아 국내 제작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콘텐츠 저작권이 넷플릭스 손에 넘어가면서 콘텐츠 흥행 성적에 따른 추가 보상은 요구하기가 어려웠다.
넷플릭스에 9억달러(약 1조2천억원) 상당의 수익을 안긴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도 지난해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의 지식재산권(IP) 독점에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는 WP와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와는 애증의 관계"라며 넷플릭스가 영화 시장에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 건 사실이지만, 정당한 추가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 할리우드 파업 사례처럼 스트리밍 업체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주로 현지 제작사에 외주를 주고 있어 노동자들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를 맺지 않는다. 임금 및 추가 보상에 대해 협상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는 셈이다.
한국 영화산업 노동자들이 비공식 노조 또는 단체 수십 곳에 흩어져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WP는 짚었다.
넷플릭스가 단체 교섭을 하겠다고 나선다고 해도 미국처럼 노동자들을 대표할 단일화된 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현지 제작사들을 대상으로 계약 및 제작 환경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노동법과 산업 지침 관련 논의는 당사자들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WP는 그간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업체들이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 단체 교섭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작년부터 단체 교섭을 시도해온 인도 시나리오 작가 앤점 라자베리는 미국 스트리밍 업체들이 인도에서 단체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자베리는 "여전히 봉건적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며 "이런 이중 잣대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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