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6·25 참전용사·유족 첫 한 자리…"우린 한 가족"
주멕시코 대사관, 첫 참전용사의 날 행사…한식·선물 나누며 온정
콜롬비아서도 추모 행사…참전용사 후손에 3천500만원 상당 장학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70여년 전 한국에 파병돼 전장을 누빈 멕시코 생존 참전용사 3명과 작고한 7명의 유족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눴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사관저에서 제1회 멕시코 참전용사의 날 행사를 했다.
멕시코 참전용사회장인 돈 로베르토 옹과 돈 안토니오 옹, 돈 알베르토 옹 등 생존 참전용사 3명을 비롯해 별세한 참전용사 7명의 유족, 허태완 주멕시코 대사, 최순영 포스코 멕시코 법인장, 셀레스티노 아빌라 아스투디요 멕시코 육군 사령관(중장), 호세 헤라르도 베가 리베라 멕시코 공군 사령관(중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멕시코 국방부 군악대 연주로 멕시코 국가와 애국가가 차례로 울려 퍼진 가운데 시작된 행사는 참전용사 소개 영상 상영, 인사말,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수여, 오찬 등 순으로 진행됐다.
허태완 대사는 "멕시코에 계신 참전용사와 가족이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모이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참전용사분들의 헌신과 희생을 되새기는 한편 한국과 멕시코의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갈비와 생선찜, 잡채, 김밥, 김치 등 한식을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대사관과 포스코 멕시코 법인,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는 한국 식품과 기념품 등을 선물로 준비해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고령의 참전용사들은 포스코 측에서 마련한 지팡이를 받고 크게 기뻐했다.
돈 로베르토 옹은 "70여년 전 한국에서 우리는 단순한 전우가 아니라 가족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모든 이의 메아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6·25 공식 전투부대 참전국은 아니지만, 당시 미국과 멕시코 사이 체결된 병역 협약에 따라 멕시코 국적 청년 다수가 미군에 복무했다.
6·25전쟁 중 미군으로 참전한 멕시코인 또는 멕시코계 미국인은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앞서 전날 주콜롬비아 한국대사관도 이반 벨라스케스 고메스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6·25 추모행사를 하고 참전용사 후손 200명에게 2만7천 달러(3천500만원 상당) 장학금을 수여했다.
콜롬비아 국방대에 소재한 한국전 참전 기념탑에서 헌화도 한 이왕근 주콜롬비아 대사(전 공군참모총장)는 "콜롬비아는 한국과 함께 전쟁의 폭력에 맞선 혈맹이자 형제와 같은 나라"라며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콜롬비아 태권도 시범단이 멋진 공연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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