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밑에 고양이 있는데 출발…프랑스 철도공사 벌금무나
"구해달라 20분간 애원했지만 깔려죽어…동물 살해 책임 물어야"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조지아와 딸 멜라이나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보르도로 가는 기차를 타려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애완 고양이 '네코'가 여행 가방에서 '탈출'해 정차해 있던 객차 아래로 사라진 것이다. 모녀는 이후 20여분간 역무실 직원에게 네코를 구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기차는 출발했고, 네코는 그대로 깔려 죽었다.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15살 멜라이나는 "우리는 그(네코)가 절반으로 갈라지는 걸 봤다"며 "그들(직원들)은 그것은 고작 고양이일 뿐이라며 우리가 목줄을 걸어놨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동물권 단체 '3천만 친구들'(30 Millions d'Amis)은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프랑스철도공사(SNCF)를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철도공사가 네코에게 심각한 학대와 잔인 행위를 저질러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게 단체 측 주장이었다.
이러한 혐의가 형사법원에서 유죄로 판결되면 최대 7만5천달러(약 9천600만원)의 벌금형 또는 징역 5년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경범죄를 다루는 경찰법원은 이날 이 사건을 형사법원에 회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사에 적용된 혐의는 애완동물 과실치상으로, 벌금 450유로(약 63만원)에 처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다. 벌금 부과 여부는 추후 결정될 전망이다.
공사는 성명을 통해 "기차가 출발할 당시 직원과 주인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며 "누구도 고양이가 어딨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모녀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사고 직후 보르도로 가는 무료 기차표를 제안하기도 했다.
조지아는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보르도역에는 네코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집결했고, '네코를 위한 정의'를 요구하는 청원에는 3만3천500명이 서명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